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이젠 이의리가 양현종 역할을 해줘야.”
차우찬은 ‘삼성왕조’ 투수 출신이다. KBO 통산 457경기서 112승79패1세이브32홀드 평균자책점 4.51을 기록하고 2022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LG 트윈스와 4년 95억원 FA 계약을 맺을 수 있었던 이유가 삼성에서의 실적 덕분이다. LG에서 많은 돈을 받았지만, 사실 전성기는 삼성 라이온즈 시절이었다.
삼성왕조 멤버가 KIA왕조의 가능성을 따져봤다. 차우찬은 지난 13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 Chit Chit 칫칫을 통해 KIA 선수들이 작년만큼만 활약하면 왕조로 갈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현재 KIA가 2011~2014년 통합 4연패를 차지한 삼성보다 강하다는 얘기는 절대 하지 않았다.
차우찬은 우선 삼성을 비롯해 그 시절 SK 와이번스와 두산 베어스는 선발진이 특히 좋았다고 회상했다. 본인도 삼성에서 그 시절 선발을 했으나 팀의 선발진이 너무 좋아서 잠시 중간으로 돌아서기도 했다. 전성기의 윤성환, 장원삼과 함께 뛴 투수였다. 마운드가 워낙 강하니, 자연스럽게 뉴 페이스 발굴도 원활했다고 회상했다.
현재 KIA 마운드는 어떨까. 선발과 중간 모두 뎁스가 상당히 좋다. KIA가 2009년과 2017년 통합우승 이후 2010년, 2018년에 각각 순위 하락을 겪었던 아픔을, 이번엔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다.
차우찬은 “양현종, 이의리가 탄탄하다. 그런데 이제 양현종도 사실상 전성기 양현종을 생각하면 안 된다. 물론 너무 잘해주고 있지만, 이젠 이의리가 예전 양현종 역할을 해줘야 한다”라고 했다. 이의리는 올해 6월에 토미 존 수술과 재활을 마치고 돌아온다. 올해까지 철저한 투구수, 이닝, 등판횟수 관리를 통해 컨디션을 올린 뒤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달릴 예정이다. 연차, 경험, 잠재력 등을 볼 때 내년부터는 실질적으로 외국인투수들과 대등한 힘으로 팀 선발진을 이끌어줘야 하는 건 맞다.
차우찬은 “정해영은 작년에 많이 올라선 것 같다. 중간에도 전상현, 곽도규, 최지민, 이준영 등 좋은 선수가 많다. 이젠 뎁스가 두꺼워졌다. 확실히 그건 느껴지더라. 젊은 선수들도 많이 치고 올라와 있다. 전체적으로 투수와 타자 모두 힘이 있다”라고 했다.
KIA는 올해도 가장 강력한 1강이다. LG 트윈스, 삼성 라이온즈가 대항마로 꼽히지만, 현 시점에선 KIA를 넘어서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많다. 그러나 차우찬은 “전력은 충분한데, 또 다른 팀이 작년 삼성처럼 젊은 선수들이 확 치고 올라오면 또 모르는 것이다. 시즌 전 전력만 보면 KIA가 가장 강한 건 맞다”라고 했다.
심재학 단장은 최근 기자와의 전화통화서 또 다시 “왕조라는 단어는 금지어”라고 했다. 결과로 보여줘도 본전인 그 말을 봉인하겠다는 얘기다. 내부에선 조심스러운 게 당연하다. 결과로 보여줄 때까진 언제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러나 당연히 그렇게 해야 할 찬스라는 것도 알고 있다.
차우찬은 “왕조가 되려고 하면 투타가 완벽해야 한다. 5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가고 그래야 한다. 그 만큼의 팀 전력이 돼야 한다. 매년 페넌트레이스 우승에 도전해야 하고, 시즌을 2~3위로 마무리해도 단기전서 한국시리즈까지 치고 올라갈 수 있는 힘이 있어야 한다. 그런 팀이 왕조”라고 했다. 삼성왕조 출신다운 높은 기준 설정이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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