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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김진성 기자] “감독님 걱정 마십시오.”
SSG 랜더스 최정(38), 이지영(39), 김성현(38), 한유섬(36), 오태곤(34)은 미국 플로리다주 베로비치행 비행기를 타지 않는다. 일본 가고시마로 출국해 따로 훈련을 소화한다. 물론 일본 오키나와 2차 캠프에서 ‘합체’할 계획이긴 하다.
그렇다고 해도 주축멤버들 간의 ‘캠프 이원화’는 이례적이다. SSG 이숭용 감독은 19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이원화의 당위성과 효과를 충분히 설명했다. 이들 6인방이 긴 비행시간에 부담을 느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고, 따로 몸을 만들어도 충분히 제 몫을 해낼 베테랑들이며, 수비훈련, 배터리 호흡 등은 오키나와에서 충분히 맞춰볼 수 있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6인방이 빠진 자리에 베로비치행 티켓을 얻은 이들은 그 자체로 동기부여가 된다는 생각이다. 리빌딩이 아닌 ‘리모델링’에 사활을 건 SSG로선 이 또한 의미 있는 일이라고 바라본다. 작년과 달리 신인들의 합류가 늘었다.
이숭용 감독은 여기에 중요한 하나를 첨가했다. 자율의 무서움, 무게감이다. “자율이란 말은 무서운 말이다. ‘스스로 자’(自)에 ‘법률 률’(律)이다. 스스로 법률을 갖는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속일 수 있지만, 자기자신은 못 속인다. 그게 무섭다. 살면서 나도 무서워하는 단어다. 편안하게 하면서 훈련량도 조절할 수 있지만, 책임도 따른다”라고 했다.
물론 이숭용 감독은 베테랑 6인방이 자율의 무게감을 충분히 인지하리라고 믿는다. 이숭용 감독에 따르면, 이들은 자신에게 “감독님 걱정 마십시오. 저희 충분히 좋은 성적 낼 겁니다”라고 했다. 이숭용 감독이 안심하는 이유다.
이숭용 감독은 “1년 동안 지켜보니 보여주지 않은 뭔가가 있다. 부임한지 1년 밖에 안 됐지만, 신뢰를 쌓았고 편하게 소통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었다. 잘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즌 운영은 내가 한다. 점점 더 좋아질 것이라고 확신한다”라고 했다.
결국 성적으로 말할 것이다. 우려하는 대목이 경기력에 직결되면 성적으로 연결되는 건 시간문제이기 때문이다. 2년 연속 5강에 가지 못하면 이숭용 감독의 거취는 상당히 불안해질 전망이다. 반면 SSG가 지금 기대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 트렌드로 자리 잡힐 수도 있다.
이숭용 감독은 “작년부터 베테랑들에게 선택권을 줬다. 내가 말하는 걸 지키고 싶었다. 내 재계약을 보고 선수들을 끌고 가면 1년간 나와 쌓은 신뢰, 믿음, 소통이 좋아질지 물음표가 붙는다. 재계약 중요하다. 그러나 내가 없어도 우리 팀이 견고하게 갈 수 있는 방법은 육성이다. 고참에게 책임감을 부여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선수들이 좋은 경기를 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주고 뛰어놀게 하면, 그 뒤에 성적과 육성은 자연스럽게 따라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인천공항=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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