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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배우 차영옥이 혼인빙자 사기를 당해 수억 원을 날리고 은둔생활 중인 근황을 고백했다.
30일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MBN '특종세상'에서는 배우 차영옥이 믿었던 사람에게 배신당해 전 재산을 잃고 빚까지 생긴 사연을 고백했다.
이날 차영옥은 데뷔 31년 차 배우임에도 4년째 연예계에 드문 불출, 남동생의 고깃집에서 일하는 근황을 전했다. 귀티 나는 외모로 부잣집 사모님 전문 배우로 맹활약했던 차영옥이기에 의아함을 자아낼 수밖에 없었다.
식당 손님들마저 "TV에서는 맨날 부잣집 며느리로만 나오시던데 어떻게 여기서 일하시냐"라고 궁금증을 숨기지 못했다. 차영옥은 "먹고사는 게 참 힘들다. TV에서는 부잣집 사모님, 갑질하는 사모님"이라며 "여기 우리 남동생 식당"이라고 답했다.
차영옥은 주로 부잣집 사모님이나 시어머니, 전문직 여성 등 대부분 돈 많은 이미지의 역할을 맡아왔다. 젊은 시절부터 세련된 외모로 대중에게 눈도장을 찍었고, 배우 활동 초반부터 이러한 이미지를 지켜왔다.
차영옥 역시 "무조건 나는 가난한 역은 안 준다. 무조건 부잣집 사모님, 갑질하는 사모님"이라며 인정했다. 그러면서 "사람들은 내가 무슨 손에다가 물도 안 묻히고 사는 줄 아는데 악바리처럼 살아야 한다"고 단단함 마음가짐을 드러냈다.
60세가 훌쩍 넘은 나이와 31년 차의 배우 경력, 그럼에도 차영옥이 남동생의 고깃집에서 아르바이트를 하게 된 이유가 있었다. 남동생은 "누나 그래서 왜 사서고생을 하냐. 그때 내가 말릴 때 정말 내 말을 조금이라도 다시 한번 생각해봤으면 이렇게 경칠 일은 안 만들지 않냐"라고 타박했다.
그러나 차영옥은 "사랑에 눈이 멀었다. 내가 미쳤지, 미쳤지"라며 고개를 끄덕일 뿐이었다. 남동생은 "아니 본인 나이를 생각해야지 사랑이 어디 있냐. 현실에 사랑이 어디 있냐"라고 연신 답답함을 숨기지 못했다. 차영옥은 "내가 그걸 알았냐고"라며 반박했다.
이에 남동생은 "본인이 판단을 못하겠으면 동생이 이야기를 하면 좀 경청을 했어야 한다. 사실은 이제 어찌 보면 자업자득이다. 앞으로는 제발 현명하게 살아야 한다"며 "아주 그냥 그 녀석 만나면 정말 때려죽이고 싶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차영옥은 "알았다. 이제 크게 공부했으니까"며 답할 뿐이었다.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남동생은 "기왕 여태까지 혼자 살았는데 이제 와서 나이 들어서 무슨 영광을 누려보겠다고. 내가 몇 번 이야기했다. 절대 (그 당시 교제하던) 저 사람은 사랑을 추구하는 사람이 아니다. 뭔가 다른 꾸밈이 있는 거다. 절대 저 사람을 만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다"라고 털어놔 궁금증을 자아냈다.
알고 보니 차영옥은 7년 전 한 모임에서 만난 남자와 늦깎이 사랑을 시작했었다. 동생들의 반대에도 결혼을 약속할 만큼 사랑은 커졌지만 그 끝은 배신이었다고.
제작진에게 차영옥은 "남들 다 20대 때 연애도 하고 그런 과정을 거치지 않나. 나는 그런 게 없었다. 아버지가 엄하셔서. 그러다 보니 연애할 때 이제 물밀듯이 외로움이 해소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내가 순간 콩깍지가 씌어서 헤어 나오지가 못하는 상태였다"고 고백했다.
이어 "이 사람이 계속 사탕발림을 해대는 거다. 처음엔 자기가 시행사 대표라고 했다. 그러면서 300억 들은 통장 사진 찍어서 나한테 카톡으로 보내고 1억씩 다달이 들어온다고 했다. 돈이 많다는 표현을 했다"고 주장해 충격을 자아냈다.
차영옥에 따르면 만났던 연인은 자칭 시행사 대표로 이자를 확실히 쳐줄 테니 모자란 사업자금을 빌려달라고 했다. 차영옥은 "6천만 원을 빌려주면 한 달이면 1억에서 1억 2천만 원까지 늘려주겠다며 다른 사람 명의 통장으로 (돈을) 넣으라고 하더라"라며 "다른 사람 같으면 '저렇게 돈 많은 사람이 왜 빌리려고 할까' 했을 것 아니냐. 나는 그런 생각을 전혀 안 하면서 또 '어차피 결혼할 사람이니까' 이런 생각을 했다"고 설명했다.
늦게 온 사랑인 만큼 차영옥은 그 누구보다 연인을 믿으며 아무 의심 없이 모든 것을 다 퍼줬다. 그 결과, 차영옥은 남동생의 고깃집에서 아르바이를 하게 됐다고. 현재 머물고 있는 곳 역시 아버지가 동생에게 물려준 작은 상가 건물로, 동생 고깃집 위층이었다. 혼자 신세를 지고 있는 만큼 사모님 전문 배우라기엔 단출한 옷과 화장품이 눈길을 끌었다.
이에 차영옥은 "옷을 사 입은 지가 5년 됐다. 옛날에 (돈이) 있을 때는 배도 안 고프고 옷을 사 입고 싶은 마음도 안 들었다. (돈이) 없으니까 옷도 사 입고 싶다"면서도 "안 쓰는 게 30%, 못 쓰는 게 70%"라고 솔직한 심경을 토로했다. 전재산을 잃고 차영옥은 대부분 짐을 정리했고, 집에서 나가지 않는 은둔생활을 했다고 한다.
차영옥은 은둔생활을 했던 이유를 설명하며 묵직한 가방에서 서류뭉치를 꺼내 들었다. 그는 "2019년 10월부터 고소를 시작했으니까 5년째 들어간다. 그러다 보면 이렇게 서류만 싸이는 것"이라며 2017년부터 전 연인에게 건네준 돈이 쌓여 약 4억 원에 달하며,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 모든 재산을 처분했다 주장했다.
차영옥은 "2017년 12월부터 2018년도 1월까지 해서 2억 (빌려줬다). 제주도에 빌라 사업을 또 해야 하는데 금방 돈이 수억이 들어오고, 몇 백억이 들어오고 이러니까 먼저 가져간 2억을 받기 위해 또 2억을 빌려줬다"며 사기 피해를 호소했다.
이어 "그때만 해도 아파트도 조그만 거 있었고 부동산도 마련해 둔 게 있었다. 그게 다 날아갔다. 그 이자도 엄청나게 갚았다. 그것까지 합치면 5억이 넘는다. 6억 정도 된다"고 설명해 놀라움을 더했다.
서랍장에 가득 채워진 약을 보여주며 차영옥은 "뭘 먹지도 못하고 그냥 울기만 하고 이러다 보니 스트레스가 쌓였나 보다. 그래서 망막출혈이 왔다. 뇌출혈이 될 뻔했는데 망막출혈이 왔다. 그때부터 병원을 다니기 시작했다. (병원) 순회공연을 했다"며 털어놨다.
차영옥은 우울증 약부터 심장, 혈압, 혈당 등 약을 달고 사는 근황을 전하며 "완전히 여태까지 쌓아온 내 인생이 완전히 망가졌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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