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뒤에서 봐도 딱 좋아졌다"
KT 위즈 오원석이 스프링캠프에서 세 번째 불펜 피칭을 가졌다. 이강철 감독은 오원석의 구위에 놀라움을 숨기지 못했다.
KT 공식 유튜브 채널 '위즈 TV'는 6일 오원석과 헤이수스의 불펜 피칭 영상을 공개했다. 오원석은 이강철 감독이 지켜보는 가운데 불펜 피칭을 실시했다.
오원석은 평소처럼 팔을 높이 드는 와인드업이 아닌, 간결한 투구폼으로 공을 뿌렸다. 이강철 감독은 지속적으로 폼을 체크하며 중심을 낮추고 상체 힘을 뺀 피칭을 요구했다.
오원석의 구위에 이강철 감독은 연신 감탄사를 내뱉었다. 이강철 감독은 "뒤에서 봐도 딱 좋아졌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불펜피칭이 끝난 뒤 이강철 감독은 "내가 웬만하면 안 치는데"라면서 오원석에게 주먹 인사를 건넸다.
힘이 덜 들지 않느냐는 질문에 오원석은 "확실히 심플해진 것 같다"고 답했다. 자기 차례를 기다리던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도 "불편한 동작들이 사라지니까 훨씬 편해 보인다"고 했다.
이날 오원석은 40개의 공을 뿌렸다. 오원석은 "몸 상태는 계속 좋아지고 있다. 컨디션도 올라오고 있다"고 했다. 이어 "원래 하던 피칭보다 정상적으로는 하지 않았다. 와인드업하듯이 다리를 들고 던졌다. 감독님께서 요청하시는 대로 했는데 좋았다"고 했다.
이강철 감독은 꾸준히 오원석에게 하체 사용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서서히 효과가 나오고 있다. 오원석은 "(이강철 감독이) 하체 쓰는 것과 제가 투구폼이 크다 보니까 일정하게 간결하게 던지기를 주문을 많이 하셨다. 오늘 그런 식으로 해봤는데 편하게 잘 던졌다"라면서 "투구폼은 잘 맞는 것 같다. 거리감도 없고 불편한 느낌도 없고 좋다"고 설명했다.
같은 좌완인 헤이수스도 지속적으로 조언을 해주고 있다. 오원석은 "던질 때 상체가 많이 나간다고 하더라. 상체를 좀 남겨놓고 머리가 쏠리지 않게끔 하는 메커니즘 쪽 이야기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오원석의 투구폼은 뜨거운 감자였다. 동작 크고 체력을 많이 소모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반복되는 후반기 부진도 투구폼의 영향이 있다는 평이다. 실제로 오원석은 지난 시즌 전반기 5승 5패 평균자책점 4.15로 준수했다. 하지만 후반기 1승 4패 평균자책점 7.20으로 무너졌다.
기복은 제구에서도 드러난다. 전반기 9이닝당 볼넷 비율은 4.36으로 커리어 평균(4.60)보다 소폭 낮았다. 하지만 후반기는 5.91로 폭등했다. 체력이 떨어지니 제구가 잡히지 않고, 한가운데 공을 밀어 넣다 보니 얻어맞는 악순환이 반복되는 것.
이강철 감독은 부활공장장으로 유명하다. 성적이 떨어진 투수를 부활시켜 팀의 주축으로 기용하곤 했다. 가장 가까운 예는 우규민이다. 우규민은 2023년 평균자책점 4.81에 그쳤지만, 2024년에는 2.49로 반등했다. 이상화, 전유수, 이보근, 박시영, 안영명 등도 이강철 감독의 손길을 받고 재기에 성공했다.
오원석은 SSG 랜더스 시절 '제2의 김광현'으로 불렸지만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팀의 전폭적인 지원을 받았으나 마지막 한 발자국을 넘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오원석도 변화시킬 수 있을까.
한편 오원석은 "2025시즌을 위해서 다 같이 열심히 준비하고 있다. 팬 분들께 좋은 모습 보여드릴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 잘하도록 하겠다"며 팬들에게 고개를 숙였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