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멜버른(호주) 심혜진 기자] 한화 이글스 문동주는 어느 해보다도 신중하게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또 다시 부상이 나오면 안되기 때문이다.
문동주는 9일 호주 멜버른볼파크에서 열리고 있는 스프링캠프서 3번째 불펜 피칭에 나섰다. 직구만 25개를 뿌렸다.
피칭 후 만난 문동주는 "그렇게 좋지는 않았던 것 같다"고 아쉬움을 전했다. 양상문 투수 코치는 문동주의 첫 불펜 피칭을 지켜보고 "오늘이 가장 행복하다"고 했고, 오늘은 "이제 안심이 된다"고 했다. 페이스가 나쁘지 않다는 이야기다. 계획대로 잘 되고 있다는 해석으로 볼 수 있다.
어깨 통증도 전혀 없다. 하지만 문동주가 아쉬웠다고 하는 이유는 3번째 불펜 피칭을 하는 만큼 조금 더 잘 던지고 싶었고, 스스로에게 다짐한 게 잘 되지 않았다는 게 컸다.
문동주는 "세 번째니깐 욕심이 생기는 것 같다. 오늘 개인적인 목표는 힘을 빼고 던지는 거였는데 힘이 들어갔다. 마운드에서 뭔가를 더 하려다보니 욕심시 생겼던 것 같다. 피칭할 때 힘이 들어가서 좋을 게 하나도 없다"면서 "피칭 내용보다는 내가 하고자 했던 부분을 잘 수행하지 못해서 아쉽다"고 자책했다.
아직은 직구만 던졌다. 앞으로 변화구를 던져봐야 하는 것도 숙제다. 투구 수나 투구 강도도 더 끌어올려야 한다. 호주 캠프가 끝난 뒤 오키나와 캠프, 시범경기를 거쳐 개막 전까지는 시합에 나갈 수 있는 몸 상태가 돼야 한다. 아직 갈 길이 먼 탓에 스스로 조급해지고 있는데 이 역시 문동주가 경계해야 할 부분이다.
문동주는 2023시즌 신인왕을 차지하며 화려한 한 해를 보냈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까지 목에 걸며 병역 혜택까지 받았다. '국가대표 에이스'라는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지난해 너무나 부진했다. 21경기 7승 7패 평균자책점 5.17에 그쳤다. 어깨 부상까지 겹치면서 힘겨운 한 해를 보냈다. 한화의 가을야구 꿈도 그렇게 무산됐다.
문동주가 부진한 사이 '라이벌' 김도영은 MVP, 골든글러브 등 모든 시상식에서 이름이 불리며 최고의 한 해를 보냈다. 연봉도 1억원에서 5억원으로 껑충 뛰었다. 반면 문동주는 1억원 연봉 동결이었다. 그래서 문동주에게는 또 다른 동기부여로 다가온다.
문동주는 "이제 연봉 5배 차이가 나지 않나. 나는 이제 열심히 따라가야 한다. 저의 상황과 도영이의 상황은 정확하게 연봉으로 보여지는 것 같다"며 "도영이는 KBO리그 정점을 찍은 선수고 나는 아직 보여준 게 하나도 없다. 그래서 올해 다시 잘해볼 수 있도록 하겠다. 5배 차이를 줄여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문동주와 김도영은 KBO리그 대표 투타로 성장할 재목이다. 앞으로 국가대표에서 주축이 될 선수다. 이에 대해 문동주는 "나만 잘하면 된다. 도영이는 올해도 정상에 있을 것 같다. 냉정하게 내가 잘해서 도영이와 함께 KBO리그 흥행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고 힘줘 말했다.
올해 한화는 가을야구를 바라본다. 문동주까지 완벽한 컨디션이 되면 최강 5선발을 가질 수 있게 된다.
문동주는 "좋은 선배들이 오셔서 작년보다 더 좋은 것 같다. 뭔가 하고자 하는 분위기가 더 강해졌다"며 "올해 아프지 않고 해보고 싶다. 그러면 충분히 제 좋은 모습을 많이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다"고 각오를 전했다.
멜버른(호주)=심혜진 기자 cherub032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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