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둥의 기권이 불러온 '나비 효과'...포항, 탈락→광주, 16강 상대 'J리그 챔피언' 비셀 고베로 변경

[마이데일리 = 노찬혁 기자] 산둥 타이산의 대회 포기로 광주FC의 16강 상대마저 바뀌는 상황이 벌어졌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은 19일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 "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2024-2025시즌 대회 규정(제5항 2조)에 따라 AFC는 산둥이 울산 HD와의 동부지구 조별리그 8차전 경기에 임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확인, 이후 산둥이 ACLE에서도 물러남을 알려드린다"고 발표했다.

산둥은 지난 19일 울산 문수축구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었던 울산과의 동부지구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를 포기했다. 프로축구연맹에 따르면 산둥은 선수단과 코칭스태프의 건강상의 이유로 울산전을 포기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대회 규정상 경기 진행을 거부하거나 의사가 없다고 사전에 고지하는 등의 행위를 한 구단은 기권으로 간주한다. 따라서 산둥과의 경기를 치른 모든 결과는 배제된 채 조별리그 성적이 계산됐다.

산둥의 경기 포기로 인해 포항 스틸러스에 돌아오는 줄 알았던 행운은 상하이 하이강으로 향했다. 상하이 하이강은 요코하마 마리노스와의 최종전에서 0-2로 완패했지만 포항은 산둥을 상대로 승리했기 때문에 2승 5패로 10위가 됐고, 상하이는 그대로 승점 8점을 유지해 8위를 차지했다.

광주 역시 피해자가 됐다. 광주는 산둥과의 조별리그 7차전에서 한 차례 맞대결을 펼친 바 있다. 물론 광주는 해당 경기에서 1-3으로 패배했지만 이미 16강 진출을 확정한 상황이기 때문에 기존 성적을 따진다면 4승 2무 2패 승점 14점으로 5위를 기록하게 된다.

그러나 산둥이 대회를 기권하게 되면서 산둥과 관련된 전적은 모두 배제됐고, 그 결과 광주가 4위가 됐다. 4위 광주는 5위 비셀 고베를 만나게 됐다. 원래대로 계산한다면 5위였던 광주가 4위였던 조호르 다룰 탁짐을 만나게 되는데 산둥의 기권으로 대진이 바뀐 것이다.

광주 입장에서는 조호르보다 비셀 고베가 더 까다로운 상대다. 광주는 조호르와의 조별리그 3차전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바 있지만 비셀 고베와의 조별리그 4차전에서는 0-2로 완패했다. 당시 이정효 광주 감독은 "고베가 왜 J리그 1위 팀인지 확실히 느꼈다. 굉장히 좋은 팀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광주는 이번 ACLE 대회에서 8강 진출을 목표로 삼았다. 8강에 진출할 경우 오는 4월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열리는 단판 파이널 스테이지에 나서게 된다. 광주 입장에서는 산둥의 대회 기권으로 더 까다로운 상대를 만나게 됐다.

노찬혁 기자 nochanhyuk@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