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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KBO리그 MVP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는 6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파크에서 열린 2025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와 홈 맞대결에 중견수, 3번 타자로 선발 출전해 4타수 3안타 2득점 1도루로 펄펄 날았다.
2024시즌에 앞서 6년 1억 1300만 달러(약 1651억원)의 계약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의 유니폼을 입은 이정후는 지난해 불과 37경기 만에 시즌을 마감했다. 홈런성 타구를 잡아내려던 중 펜스와 강하게 충돌했고, 이로 인해 수술대에 올랐던 까닭이다. 이정후는 착실한 재활을 통해 건강을 회복했고, 큰 기대감 속에 정규시즌을 시작했다.
이정후는 지난달 28일 신시내티 레즈와 개막전에서는 첫 안타를 생산하지 못했으나, 이튿날 신시내티와 맞대결을 시작으로 전날(5일)까지 5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물오른 타격감을 뽐냈고, 이날 시즌 첫 3안타 경기까지 선보였다. 1회말 첫 번째 타석에서 시애틀의 선발 브라이스 밀러를 상대로 우익수 뜬공으로 물러난 이정후의 방망이가 불타오르기 시작한 것은 두 번째 타석부터.
이정후는 0-0으로 팽팽하게 맞선 4회말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밀러의 2구째 스플리터를 받아쳐 우익수 방면에 2루타를 뽑아냈다. 6경기 연속 안타. 그리고 3루 베이스를 훔치며 팀에 더욱 확실한 찬스를 제공했고, 이어 나온 맷 채프먼의 적시타에 홈을 밟으며 선취점을 안겼다. 활약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정후는 2-1로 앞선 6회말 선두타자로 나선 세 번째 타석에서는 2B-2S에서 밀러의 5구째 82.5마일(약 132.8km)의 너클 커브가 스트라이크존 한 가운데로 형성되자, 거침없이 방망이를 내밀었다. 그리고 이 타구는 무려 104.4마일(약 168km)의 속도로 뻗어나갔고, 그라운드 룰 더블을 바탕으로 다시 한번 2루타를 손에 쥐었다. 그리고 이번에도 채프먼의 적시타에 홈까지 내달리며 두 번째 득점을 확보했다.
제대로 흐름을 탄 이정후는 7회말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바뀐 투수 제시 한을 상대로 타구속도 103.9마일(약 167.2km)의 안타를 뽑아내며 올 시즌 첫 3안타를 신고했고, 샌프란시스코의 4-1 승리에 큰 힘을 보탰다. 이날 활약으로 이정후는 0.250이었던 시즌 타율을 0.321까지 대폭 끌어올렸고, OPS 0.887을 기록하게 됐다.
이러한 활약에 현지 언론에서도 칭찬이 쏟아졌다.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지난해 5월 어깨 부상을 당한 이후 300일 이상 메이저리그 경기를 뛰지 못했다. 그 기간 동안 이정후가 녹이 슬었을 것이라고 예상할 수 있겠지만, 지금까지는 전혀 흔들림이 없다"고 호평했다.
이어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3개의 안타와 2득점을 기록했고, 3호 도루를 성공시키며 샌프란시스코의 6연승에 힘을 보탰다. 그리고 샌프란시스코는 2003년 이후 처음으로 개막 이후 8경기에서 7승 1패를 기록했다. 이정후는 6경기 연속 안타를 이어가며 타율 0.321을 기록 중이며, 수비에서도 여전히 뛰어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제 시즌이 막 시작된 상황이지만, 샌프란시스코의 클럽하우스에서 이정후에 대한 기대감은 확실히 느껴진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 이정후와 함께 독보적인 존재감을 드러낸 맷 채프먼은 찬사를 보냈다. '머큐리 뉴스'에 따르면 채프먼은 "개인적으로 이정후를 의심하지 않았다. 1년을 날린 뒤에는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걸 안다. 하지만 이정후가 이렇게 꾸준한 모습을 보이는 건 정말 인상적이다. 이정후의 스윙과 배팅 케이지에서 훈련을 보면, 그는 빅리그 투수들을 충분히 상대할 수 있다. 그는 볼을 맞추는 능력이 정말 뛰어나다"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이정후를 향한 찬양은 계속됐다. '머큐리 뉴스'는 "이정후는 상대 투수에 대한 정보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KBO리그에서 MVP를 차지했던 모습의 일부를 보여주고 있다. 채프먼의 평가처럼 타격 능력은 이미 엘리트 수준이다. 컨택률은 루이스 아라에즈(93.1%), 스티븐 콴(91.5%)와 함께 최상위권이다. 아라에즈와 콴보다는 컨택률이 조금 낮지만, 평균적으로 3마일(약 4.82km) 이상 강한 타구를 만들어낸다"고 극찬했다.
이날 경기가 끝난 뒤 '사이영상' 수상자였던 선발 로비 레이는 "이정후가 팀에 있어서 기쁘다. 그는 모든 공을 쫓아가고 열심히 한다. 그게 이정후의 방식이다. 정말 특별한 재능이다. 이정후에 대해 정말 기대하고 있다"고 했고, 밥 멜빈 감독은 "경기를 치를수록 타이밍이 좋아고 있다. 공을 당기기도, 가운데로 보내기도 하는 등 균형을 유지하고 있다. 이정후를 데려온 이유이고 3번을 치는 이유"라고 힘주어 말했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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