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김경민 기자]SBS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까칠한 도시 남자’(까도남) 현빈이 영화 속에서 극과 극의 변신을 선보였다.
현빈은 ‘시크릿 가든’ 이전에 촬영한 영화 ‘만추’와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연달아 공개했다. 탕웨이, 임수정 중국과 한국의 양대 배우와 호흡을 맞춘 현빈의 영화 속 모습은 상대 배우의 국적 만큼 달랐다.
두 영화 속 2色 현빈의 모습을 정리해 봤다.
먼저 ‘만추’ 속 현빈의 모습을 한마디로 정리한다면 ‘뻔뻔함’이다.
“여성을 위해서라면 무엇이든 한다”는 생각의 훈의 직업은 한마디로 호스트다. 제임스 딘을 연상케 하는 헤어스타일의 현빈은 시애틀행 버스에서 처음 만난 애나(탕웨이 분)에게 버스 요금을 빌리는 뻔뻔함을 선보인다.
이어 애나에게 한눈에 반한 훈은 시계를 맡기며 “내가 돈을 갚을 때까지 보관해달라”고 향후 만남에 대한 ‘증표’를 남기는 선수 다운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미국에 건너온지 2년 된 훈은 한국인 여성, 특히 중장년층을 유혹해 돈을 받아내는 ‘나쁜 남자’다 하지만 사연이 있는 여성 애나를 만나고 진정한 사랑을 느끼게 되는 그의 모습은 영화 속 결말과 함께 짜릿한 여운을 남긴다.
‘만추’는 탕웨이가 돋보이는 영화다. 하지만 어색한 영어발음을 차치하고 현빈의 훈은 충분한 매력을 선보인다. ‘만추’ 속 훈의 모습은 ‘시크릿 가든’의 주원과는 분명 궤를 달리한다. 현빈의 매력은 스크린에서도 충분히 빛이 났다.
‘시크릿 가든’과 ‘만추’와는 달리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 속 현빈은 답답하다.
5년간 함께 해온 아내 그녀(임수정 분)가 “나 집을 나갈까 해”라고 말을 꺼내자 “그래? 뭐라 할 말이 없네”라고 답하는 그(현빈 분)의 모습은 지독한 초식남이다.
심지어 집을 나가기 위해 짐을 싸고 있는 그녀를 지켜보던 그는 싱크대 선반의 접시를 소중히 꺼내 에어캡으로 정성 들여 포장한다. 그 이유는 그녀가 아끼던 접시와 컵이기 때문이다.
그녀가 “그걸 왜 챙기고 있어?”라고 하자 그는 “그래? 그럼 내가 가지고 있을 테니 나중에 와서 찾아가”라고 대답까지 한다. 에어캡으로 접시를 포장하는 그의 모습도 지독하게 섬세하다. 두 번 접은 에어캡을 장인의 손길이 느껴질 정도로 테이프를 정성껏 두른다.
‘사랑한다’ 속 현빈은 자신의 속내를 절대 드러내지 않는 남자다. 이별을 통보한 그녀가 “왜 화를 내지 않아?”라고 하소연을 해도 그는 담담히 있기만 한다.
현빈 또한 이 같은 영화 속 모습에 대해 “감정을 보이지 않게 연기하는게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할 정도였다. 그 만큼 ‘사랑한다’ 속 현빈의 모습은 이전 작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영화의 성패를 떠나 연기력에 있어 호평을 받지 못했던 현빈은 ‘사랑한다’를 통해 한층 성장한 내면 연기를 선보인다. 그녀에게 이별을 통보 받고 운전대를 잡은 현빈의 연기는 지극히 섬세하다.
감정선을 일체 보이지 않아야 하는 역할이지만 세세한 몸짓과 표정 변화로 현빈은 지금까지 지적받아 왔던 연기력의 부족함을 일거에 날릴 수 있을 전망이다.
‘시크릿 가든’의 주원에 푹 빠졌던 현빈의 팬들은 17일 개봉하는 ‘만추’와 오는 3월 3일 개봉하는 ‘사랑한다 사랑하지 않는다’를 통해 그의 연기 변신을 만날 수 있게 됐다. 스크린으로 옮겨간 현빈이 ‘주원앓이’를 이어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NEW제공]
김경민 기자 fender@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