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프런트 야구 종말의 신호탄인가.
한화가 파격적인 조치를 단행했다. 한화는 8일 신임 감독으로 김응용 전 해태, 삼성 감독 및 사장을 영입했다. 계약기간은 2년에 연봉은 6억이다. 한화의 김 감독 영입은 뜻밖이다. 그동안 감독 하마평에 오른 인사 중 가장 객관적인 가능성이 떨어질 것으로 판단됐다. 이미 10차례 한국시리즈 우승을 해봤고 사장까지 거친 거물이 프로팀 감독으로 현장에 복귀할 것인가에 대한 의문이 있었던 게 사실이다.
더욱이 한화는 그동안 그룹 고위층의 현장 간섭이 적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는 점에서 김 감독 영입이 더욱 놀랍다. 김 감독은 현장 최고책임자인 감독과 프런트 책임자인 사장을 두루 섭렵했다. 삼성에서 2005년부터 2010년까지 6년간 사장직을 수행하면서 야구단 프런트의 생리를 파악했다. 이에 김 감독 선임으로 한화가 프런트 야구의 종말 신호탄을 쏠 것인지에 초미의 관심이 쏠린다.
현재 삼성은 현장과 프런트의 업무 분담 및 톱니바퀴 같은 일처리가 가장 돋보인다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런 흐름은 김 감독의 삼성 사장 시절 정착했다는 평가가 주를 이룬다. 김 감독은 감독 출신으로 그 누구보다 현장의 생리에 해박하지만, 사장 시절 선동열 감독에게 선수단 운영에 대해서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2005년~2006년 2연패를 차지할 땐 묵묵히 뒤에서 현장을 지원했고, 2009년 1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실패에도 전혀 부담을 주지 않은 채 오히려 대대적인 마무리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했다. 현재 삼성이 21세기 최고의 명문구단으로 거듭난 건 김응용 사장이 터를 잘 닦아놓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젠 한화 차례다. 프런트의 생리를 아는 이가 현장에 돌아오면서 현장과 프런트의 경계가 확고해질 지 관심사다. 최근 몇 년간 감독 경질 러시가 일어난 건 프런트의 현장 간섭이 지나친 결과다. 김 감독은 한화 감독 합의를 이끌어내면서 이런 점을 구단에 적극 어필했을 가능성이 크다. 야인으로 있을 때도 모든 팀의 지나친 현장 간섭에 안타까움을 표했던 이가 김 감독이었다. 한화는 김 감독 영입으로 숙원사업인 리빌딩 외에 안정적인 구단 운영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또 하나. 김 감독은 여전히 야구계에서 영향력이 높은 인물이다. 그의 말 하나, 행동 하나에 야구계가 영향을 받을 것이 자명하다. 김 감독이 야구계에 적극적으로 자신의 목소리를 내면 자연스럽게 구단 고위 관계자는 물론이고 대기업 오너들도 그의 언행에 주목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김 감독 영입을 시작으로 비정상적인 프런트 중심의 야구에 제동이 걸릴 것인지 궁금하다. 산전 수전에 공중전, 프런트 책임자까지 역임해본 김응용 감독과 한화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김응용 감독.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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