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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고향미 기자] 은퇴 후 15년 만에 복귀한 패션모델 박영선이 지난 2010년 8월 사망한 패션디자이너 고 앙그레김과의 인연을 공개했다.
8일 밤 방송된 종합편성채널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이하 '마이웨이')에서 차로 이동하던 박영선은 "앙드레김 선생님 묘소를 찾아뵈려고. 나 한 번도 안 갔다"라고 밝혔다.
이에 제작진은 "돌아가실 때도 장례식에 못 가셨지?"라고 물었고, 박영선은 "못 뵈었다. 나는 그때 미국에 있었고 앙드레김 선생님 돌아가셨다는 말도 한참 지난 뒤에 알게 됐다"고 답했다.
앙드레김과 박영선은 아주 오랜 인연이 있다. 앙드레김의 패션쇼에서 처음과 끝 무대는 언제나 박영선의 차지. 무려 7번의 겉옷을 벗는 일명 '칠갑산' 퍼포먼스는 오직 박영선만이 할 수 있었다. 특히 앙드레김은 박영선의 부탁으로 1989년 영화 '미스 코뿔소 미스터 코란도' 의상을 맡기도.
이에 대해 박영선은 "앙드레김 선생님이 나에게는 굉장히 은인이시다. 그런데 그런 분에게 내가 미국에 간 다음에 추석이나 명절 때조차도 전화 한 번 드리질 못했다. 그런데 막상 돌아가셨다고 그러니까 죄책감, 회한 같은 게 밀려오더라"라고 고백했다.
이어 앙드레김 묘소에 도착한 박영선은 "내가 고등학교 때부터 일을 하다 보니까 아이에서 어른이 돼가는 단계가 있잖아. 성인이 돼가는 단계가 있는데 나는 그 단계가 없이 아이에서 점프해서 어른이 됐다. 그래서 생각을 깊이 하지 못하고 일에 대해서 껍데기로만 생각했었는데"라고 운을 뗐다.
이어 "앙드레김 선생님이 시간 나실 때마다 다른 손님들이나 대사 부인들이 오시면 나에 대해서 설명을 잘해주시고 그랬다. 그런데 그 당시에는 감사한지도 몰랐다. 그냥 아무 생각 없이 인형처럼 앉아있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모델이 껍데기만 예쁜 게 아니라 마음속까지 헤아려주시고, 키워주신 분이다. 이제 조금이나마 그런 것을 느끼게 됐는데 선생님이 안 계시네"라며 눈물을 훔쳤다.
마지막으로 박영선은 "사람들한테 말할 때 '앙드레김 모델, 박영선' 이렇게 당당하게 말할 수 있게끔 선생님이 만들어주셨다"며 무거운 발걸음을 옮겼다.
[사진 = TV조선 '인생다큐 마이웨이' 방송 캡처]
고향미 기자 catty1@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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