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구/NBA
[마이데일리 = 최창환 기자] “엄청 잘한 것 아닌가요?” 문경은 감독이 애런 헤인즈 없이 버틴 경기를 돌아보며 남긴 자평이다.
서울 SK는 2018-2019 SKT 5GX 프로농구 정규리그에서 순항하고 있다. 비록 지난 10일 안양 KGC인삼공사와의 홈경기에서 패해 4연승에 실패했지만, 7승 5패를 기록해 부산 KT와 공동 4위에 올라있다.
문경은 감독의 말대로 비시즌부터 악재가 쏟아진 것을 감안하면 선전이다. SK는 김선형, 최준용, 안영준이 대표팀에 차출돼 전술을 정비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
대표팀 차출이야 대부분의 팀들이 감수해야 할 부분이라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시즌 개막을 앞둔 시점에는 주축선수들의 이탈까지 발생했다. 최준용이 발가락수술을 받았고, 헤인즈도 무릎재활에 보다 많은 시간이 필요했다.
실제 SK는 시즌 초반 2승 3패에 머물렀다. 하지만 지난달 25일 김선형의 위닝샷을 앞세워 창원 LG를 79-78로 제압한 이후 저력이 살아났다. SK는 무패 행진 중이던 울산 현대모비스에 시즌 첫 패를 안겼고, 지난 7일에는 오데리언 바셋만 뛰고도 인천 전자랜드를 제압했다.
문경은 감독은 “대표팀 차출 외에 (최)부경이도 부상 때문에 비시즌에 많은 훈련을 소화하지 못했다. 돌아보면, 주축선수들 없이 비시즌을 보냈던 게 지금까지 버티는 힘이 된 것 같다. 아시아 챔피언스컵을 치르며 (최)원혁이, (김)건우, (류)영환이가 많이 좋아졌다. 잃은 게 있으면 얻는 것도 있다. 선수들의 장점을 살려주며 버텼다”라고 말했다.
시즌 초반에 순항 중인 SK는 호재를 앞두고 있다. 재활, 감기로 인한 컨디션 난조로 자리를 비웠던 헤인즈가 오는 13일 서울 삼성과의 홈경기를 통해 복귀한다. 최준용이 복귀하기 위해선 여전히 많은 시간이 필요하지만, 공격 난조에 시달린 SK로선 헤인즈로 공격력 강화를 기대할 수 있게 됐다. SK는 평균 78.4실점으로 3위에 올라있지만, 득점(73.5점)은 최하위다.
“김선형-최준용-애런-김민수-최부경. 이 라인업으로 훈련이라도 한 번 해보고 싶다. 경기는커녕 훈련도 해본 적이 없다”라고 운을 뗀 문경은 감독은 이어 헤인즈를 스몰포워드로 활용하겠다는 청사진도 밝혔다. 선수 구성, 타 팀 외국선수들의 경쟁력을 종합적으로 살펴본 후 내린 결정이다.
KBL에서 두 말할 나위 없이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은 헤인즈는 장신 외국선수의 신장이 200cm로 제한된 것에 대한 특수를 누릴 수 있는 외국선수다. SK 역시 두꺼운 포워드 전력을 갖춰 헤인즈를 보다 폭넓게 활용할 수 있다.
문경은 감독은 “지난 시즌까지는 로드 벤슨, 데이비드 사이먼에게 헬프 디펜스를 해야 했다. 하지만 올 시즌은 라건아(현대모비스) 정도를 제외하면, 스위치로 수비하는 게 가능하다”라며 헤인즈를 스몰포워드로 활용하기로 결정한 배경을 전했다. 문경은 감독은 이어 “스몰포워드 헤인즈. 기대되지 않나”라며 웃었다.
헤인즈는 삼성, LG, 고양 오리온 등 다양한 팀에서 뛰며 KBL 역사를 새로 썼지만, 가장 궁합이 좋았던 팀은 SK였다. SK가 2012 외국선수 드래프트에서 전체 5순위로 지명하기 전까지만 해도 ‘좋은 선수’지만, 1옵션으로 활용하는 데에 제약이 따랐다.
하지만 SK는 드롭존의 핵심적인 역할을 맡기는 한편, 공격력도 극대화시켜 헤인즈의 가치를 한층 더 끌어올렸다. 많은 팀에서 성공적인 커리어를 쌓았지만, 헤인즈과 재계약한 첫 번째 팀도 SK였다.
관건은 몸 상태다. 아직 헤인즈의 컨디션은 완벽하지 않다. 경기를 치르며 경기감각과 컨디션을 함께 끌어올려야 한다. 문경은 감독은 “리바운드 후 곧바로 속공을 치고 나가는 게 애런의 가장 큰 장점이다. 이 부분이 당장 얼마나 발휘될지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애런 헤인즈. 사진 = 마이데일리DB]
최창환 기자 maxwindo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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