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인천공항 윤욱재 기자] "대표팀을 하면서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적이 없었어요"
한국 남자배구 대표팀의 베테랑 박철우의 말이다. 5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중국 장먼으로 출국한 박철우는 "지금 선수들의 몸 상태가 완벽하다. 20년 만에 올림픽에 나가보자는 이야기를 많이 한다. 단합이 잘 되고 있다"라면서 "대표팀을 하면서 이렇게 분위기가 좋은 적이 없다"라고 말했다.
사실 2020 도쿄올림픽 아시아예선전에 나서는 남자배구 대표팀을 향한 전망은 그리 밝지 않다. 이 대회에서 올림픽행 티켓은 단 1장 밖에 주어지지 않는데 이란과 호주 등 강호들을 넘어야 하는 한국으로서는 여간 부담스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2000년 시드니올림픽 이후 올림픽 출전의 명맥이 끊겼으니 그 부담은 더욱 가중될 수밖에.
그러나 대표팀 선수들은 어떻게든 '20년 만의 올림픽 출전'을 해보자는 각오로 똘똘 뭉쳐있다. 진천선수촌에서 합숙훈련을 진행하는 동안 하루 외박이 주어지기도 했지만 선수들이 이를 반납하고 훈련에 매진한 것만 봐도 그 의지를 읽을 수 있다.
대표팀 주장 신영석은 "외박이 주어졌지만 '운동을 하는 게 낫지 않겠냐'고 감독님께 건의했고 감독님도 '좋은 생각이다'라고 말씀하셨다"라고 밝혔고 임도헌 감독도 "열심히 준비한 선수들에게 고맙다"라고 이야기했다.
상대적으로 올림픽행 진출 확률이 더 높아 보이는 여자배구 대표팀에 비해 남자배구를 향한 관심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다. 이날 신영석은 출국 기자회견에서 "사실 기자 분들이 거의 안 오실 줄 알았다"라면서 "모든 선수들이 남자배구의 현실을 잘 알고 있다. 절벽 위에 서있는 심정으로 앞으로 일주일을 통해 보여드리고 싶다"고 비장한 각오를 보였다.
베테랑으로서 솔선수범하면서 선수단을 이끌고 있는 박철우도 "죽어라 볼을 때리고 미친 듯이 경기에 임하겠다"는 각오를 나타냈고 임도헌 감독은 "이렇게 컨디셔닝이 좋은 상태에 대회에 나가는 건 처음"이라며 "준비는 90% 마쳤다. 정신력만 더해지면 100%가 완성될 것"이라고 기대감을 비쳤다. 과연 남자배구 대표팀이 20년 만의 숙원을 풀 수 있을까.
[남자배구 대표팀. 사진 = 인천공항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윤욱재 기자 wj3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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