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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나라 기자] 홍원찬 감독이 신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대해 말했다.
홍원찬 감독은 3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소격동 한 카페에서 마이데일리와 인터뷰를 진행했다. 오는 8월 5일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올여름 극장가 출격을 앞두고 만나 이야기꽃을 피웠다.
홍원찬 감독은 지난 2014년 영화 '오피스' 이후 오랜만에 스크린에 복귀했다. 이번에도 연출과 더불어 각본을 맡은 가운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 장르에 도전하며 관심을 높였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인남(황정민)과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 레이(이정재)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액션물이다.
이날 홍원찬 감독은 "원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속 인남과 같은 캐릭터가 나오는 영화들을 좋아했다. 그런 캐릭터들은 등장하는 흐름이 잇는 것 같다. 이 작품을 하면서 영향 받은 작품들이 있다. 그래서 액션 영화를 한 번쯤은 해보고 싶었다. 한편으로는 서사적으로 좀 올드하게 보실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이런 식의 장르엔 원형이 있는 이야기라고 생각이라고 해서 대신 그 안에서 캐릭터를 최대한 다르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보시는 분에 따라서는 서사 구조가 단순하다고 할 수도 있지만, 캐릭터와 액션 스타일을 과감하게 아우르며 쭉 달려갔다"라고 밝혔다.
제목에 대해선 "'악'이라는 언급을 하는데 특정한 대상을 지칭하는 건 아니었다. 레이라는 비정함을 상징하는 세계관 안에서 원죄가 있는 인남이 어떤 거창한 구원을 받는다기보다 어떻게든 희망을 찾아보려 하는 입장을 그리려 했다. 그래서 인남이 누군가를 구하려 고군분투하지만, 결국 이는 자신을 구하기 위함이라 말할 수 있겠다"라고 설명했다.
영화 속 태국에서 벌어지는 사건에 대해선 "자전적 소설 '피와 뼈'의 양석일 작가님을 취재했다. 이 소설이 '어둠의 아이들'이라는 영화로도 나와 있다. 그분의 소설을 읽고 영향을 받았고, 무척 충격적이었다. 우리에게 익숙한 여행지인 방콕 뒷골목에선 이런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구나 충격을 받아 더 자료를 찾아봤고, 작가님을 만나 취재를 하게 된 거다"라고 말했다.
한국-태국-일본을 넘나들며 80% 이상을 해외 로케이션 촬영으로 풍성한 볼거리를 완성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홍원찬 감독은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기 직전 촬영을 무사히 끝마쳤다. 하지만 해외 촬영 자체가 힘들다. 현지 배우 섭외도 어렵고, 태국어는 아예 모르겠더라. 후시 녹음을 해야 하는데 전혀 무슨 말인지 몰라서 계속 확인했다. 또 일본이라는 나라 자체가 촬영 허가를 잘 안 해준다. 도쿄 같은 대도시는 일본 특성상 피해 주는 걸 원체 싫어하기에 섭외가 더 어렵다"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이어 "외국을 배경으로 하기로 했는데 제일 중요한 건 그 지역이 나오면 그 지역 색깔이 묻어나와야 한다고 생각했다. 외국을 묘사한 한국영화를 봤을 때 색감 면에서 아쉬운 부분이 있었다. 공간이 기능적으로만 등장을 하더라. 그래서 각 나라마다 카메라 구도, 음악, 색감을 신경 썼다. 도시들마다 빛이 다르지 않느냐. 그렇게 우리가 아는 누아르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려 했다. 방콕은 뜨거운 동남아의 오렌지 빛 태양이 메인이 되게 설정했고, 인천은 인남의 감정 상태에 따라 새벽의 푸른 빛, 노을의 붉은 빛을 메인으로 했다. 일본에선 비가 내리기에 차가운 회색 모노톤으로 설정했다"라고 말했다.
홍원찬 감독은 액션에 대해선 "실제 타격감이 포인트"라며 "우리 영화만의 스타일을 만들자고 무술감독님이 아이디어를 내셨고, 이를 구현하려면 카메라 기법과 프레임 조정이 필요했다. 여기에 맞춰서 배우들이 합을 해줬다. 프레임은 고속으로, 배우들은 저속으로 연기를 하는 거다. 다른 액션영화와 차별성을 두기 위해서였다. 리얼을 베이스로 가니까 튀는 활극 액션이 아니라 동선이 정확히 보였으면 했다. 때리는 것도, 맞는 것도 보이도록 완성했다"라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만의 차별점을 짚었다.
그러면서 그는 "사실 황정민, 이정재 선배님들도 처음 해보시는 액션이라 의구심이 들 수도 있을 텐데, 흔쾌히 따라주셨다. 현장에서 이상하다고, 안 한다고 하실 수도 있는데 믿고 다 해주신 거다"라며 "우리끼리 액션신에 대해 논의를 하고 공유해서 결국 찍었는데 태국 스태프들이 '얘네 뭐하고 있는 건가' 이렇게 지켜 볼 정도였다(웃음). 배우들이 슬로우모션을 취하고 있으니까"라고 배우들에게 감사의 뜻을 보내기도 했다.
'신세계'(2012) 주역 황정민, 이정재가 뭉친 만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일찌감치 뜨거운 주목을 받았던 바.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었을까.
홍원찬 감독은 "사실 캐스팅 단계에선 '신세계'가 별로 의식되진 않았다. 근데 점점 우리 영화에 대한 기사의 댓글들에 '신세계'가 언급되니까, 아직도 '신세계'를 기다리는 분이 많구나 저도 의식이 되면서 우리 영화의 기대치도 올라가고, 부담감이 들더라. 두 분의 전작으로 인해 이렇게까지 기대치가 높아질지 생각 못 했다"라고 털어놨다.
하지만 그는 "그런데 저희 작품 안에서 두 분의 모습이 중요하다고 봤다. 제가 어떻게 구현하느냐에 따라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만의 재미를 즐겨주실 것이라 생각했다. '신세계'를 지워버려야 한다는 생각은 없었다. 그 영화 나름대로 매력이 있고,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서 또 두 분이 완전히 다른 캐릭터로 등장하기에 우리 영화대로 관객분들이 좋아해 주시지 않을까 싶다"라고 자신감을 나타냈다.
[사진 = CJ엔터테인먼트]
김나라 기자 kimcountry@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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