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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성호 기자]영국 학생들이 수학과 영어 시험에서 낙제하면 앞으로 대학 학자금 대출을 받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자금 대출을 제때 상환하지 못하는 학생들이 많아지자 영국 정부가 조치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23일(현지시간) 미 경제매체 CNBC는 “영국 정부가 학생들이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대학 교육과정을 수료할 수 없도록 학자금 대출 요건을 강화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보도했다. "저품질의 대학교육이 우후죽순 생기는 것을 막기 위한 취지"라는 것이다.
학자금 대출 자격 요건이 강화되면 영국 학생들은 고등학교 과정 자격시험인 GCSE의 수학·영어에서 C등급에 해당하는 레벨 4 이상을 받지 못할 경우 정부가 지원하는 대학 학자금 대출을 받을 수 없게 된다.
다만 GCSE 수학·영어 시험에서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더라도 대학 입학시험에서 가장 높은 등급인 E등급을 두 개 이상 받으면 학자금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영국에서 학자금 대출의 상환은 보통 25~30년 정도 소요된다. 영국 정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영국 학생들의 22%는 수학에서, 19%는 영어 시험에서 학자금 대출을 위한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다.
이번 결정에는 2012년 바뀐 영국 등록금 제도가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등록금이 올라가고 상환 시기가 상대적으로 늦춰지면서 학자금 대출을 갚을 수 있는 이들이 줄었다.
2012년 9월 이전까지 연간 최대 3465파운드(약 562만원)이던 대학 등록금은 이후 9000파운드까지 뛰었다.
연간 1만9896파운드의 소득을 얻으면 상환하기 시작하는 학자금 대출 시기도 연간 2만7295파운드를 벌 때까지로 미뤄졌다.
런던에 있는 싱크탱크 재정연구소는 졸업생 10명 중 8명이 현재 등록금 시스템에서 학자금 대출을 갚지 못할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내놨다.
영국 정부의 학자금 대출 규제 움직임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도 나온다. 영국 대학협회의 앨리스테어 자비스 협회장은 “영국 정부가 저소득층 학생들의 기회를 제한하지 말고 확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자비스 협회장은 정부의 방침이 아직 구체적으로 공개되지 않았다고 하면서도 “저소득층 학생들이 대학에서 더 좋은 교육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 영국 정부의 학자금 대출 규제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영국 대학 입학처에 따르면 올해 저소득층 학생 중 28%만이 대학에 지원한 것으로 나타났다.
[참고 이미지 사진:AFPBBNews.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계 없음]
김성호 기자 shki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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