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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자가 사라졌다', 주말밤을 '수호'하라 [강다윤의 카페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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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빠르고, 탄탄하고, 재밌다. 주말밤 찾아오는 유일한 사극, 종합편성채널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극본 박철 김지수 연출 김진만)의 이야기다.

지난달 13일 첫 방송된 '세자가 사라졌다'는 탄탄대로의 삶을 살던 세자 이건(수호)이 세자빈이 될 여인 최명윤(홍예지)에게 보쌈당하며 펼쳐지는 도주기를 그린 조선판 로맨틱 코미디. MBN의 2024년 첫 드라마다. 특히 '보쌈'이라는 참신한 소재로 주목받았던 '보쌈-운명을 훔치다'(극본 김지수 박철 연출 권석장 김나영)의 스핀오프 작품이기도 하다.

'보쌈-운명을 훔치다'는 그룹 소녀시대 유리와 배우 정일우가 주연을 맡은 MBN 첫 사극이다. 첫 회 3.1%(닐슨 코리아 전국 평균 기준, 이하 동일)로 출발, 9.8%를 기록하며 MBN 드라마 역대 시청률 1위라는 기록을 세웠다. 바로 그  박철-김지수 작가가 다시 손을 잡고 집필한 작품이 '세자가 사라졌다'다. 여기에 '킬미, 힐미',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등으로 감각적인 연출을 인정받은 김진만 감독도 합세했다.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그러나 '세자가 사라졌다'의 출발이 수월하지만은 않았다. 상대적으로 드라마 수 자체가 적고 시청자 유입이 어려운 MBN의 채널 경쟁력이 약점으로 작용했다. 지난해 12월 종영한 '완벽한 결혼의 정석'(극본 임서라 연출 오상원) 이후 4개월 만에 선보이는 토일드라마였기에 전작 후광을 기대할 수도 없었다.

더군다나 '세자가 사라졌다' 첫 방송은 tvN 토일드라마 '눈물의 여왕'(극본 박지은 연출 장영우 김희원)이 매주 자체 최고 시청률을 경신하는 가운데 시작됐다. 당시 '눈물의 여왕'은 시청률 20% 돌파는 물론, tvN 역대 드라마 시청률 1위까지 당연시되는 분위기였다. 바로 다음 주에는 MBC 금토드라마 '수사반장 1958'(극본 김영신 연출 김성훈)이 4연타 흥행세를 이으러 등장했다.

'세자가 사라졌다'는 지난달 13일 첫회 1.5%라는 다소 아쉬운 성적으로 출발했다. 그러나 3회 2.6%, 4회 2.5%, 5회 2.8%로 조금씩 상승세를 그리기 시작했다. 특히 '눈물의 여왕' 마지막 회가 방송된 지난달 28일에도 6회 2.4%를 기록해 눈길을 끌었다. 쟁쟁한 경쟁작 사이 '세자가 사라졌다'만의 고정시청층이 있음을 입증한 것이다. 그 기세를 몰아 8회에는 3.6%를 기록하며 또 한 번 앞자릿수가 바뀌는 쾌거를 이뤄냈다.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쉽지 않은 상황 속 '세자가 사라졌다'의 선전은 분명 눈길을 끈다. 그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것은 현재 주말극 중 유일한 사극이라는 점이다.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도 주말극 경쟁에 대한 질문이 나오자 수호는 "사극을 원하시는 시청자들에게 충족되는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며 강점으로 꼽기도 했다. 사극이라는 소재가 주는 특수성이 있기에 작가와 감독이 모두 사극 경험이 있다는 것도 포인트다.

동시에 2024년 시청자의 입맛에 맞게 탄탄하면서도 빠른 전개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세자가 사라졌다' 첫회부터 해종(전진오)이 암습을 당하는 장면으로 시작해 도성대군(김민규)과 세자의 잠행, 당찬 여주인공 최명윤의 이중생활, 결정적으로 대비 민수련과(명세빈)의 불륜까지 쉴 새 없이 휘몰아쳤다. 보쌈을 당한 세자가 최명윤의 도움을 받아 궁으로 돌아오고, 최명윤이 어의 최성록(김주헌)의 딸이라는 정체를 망설이다 고백하는 이야기 역시 각각 한 회차에서 모두 해결됐다. 때문에 궁 안팎으로 쉬지 않고 사건이 터지지만 모두 탄탄하게 엮이고 있다.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로맨스 역시 지루할 틈이 없다. 세자와 최명윤의 만남부터 동행까지 모두 일사천리다. 이야기가 흘러가면서 두 사람은 자연스레 또 흐뭇하게 알콩달콩 호감을 쌓아간다. 여기에 '간택'이라는 소재의 또 다른 주인공인 대비와 어의는 애틋하면서도 광기 어린 사랑을 나눈다. '세자가 사라졌다'라는 한 작품 안에 이미 무르익은 대비-어의의 서사와 풋풋하게 첫 발을 내디딘 세자-명윤의 사랑이 모두 펼쳐진다. 대비되는 두 커플의 로맨스를 맛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캐릭터 역시 납작하지 않다. 해종은 중전 윤씨(유세례)에게는 다정한 지아비고, 어느 한 아들을 편애하지 않는 공평한 아버지다. 세자에게는 계모인 중전 또한 친자식인 도성대군을 세자 위에 올리려는 뻔한 암투를 벌이지 않는다. 진정으로 자식처럼 키운 세자를 위해 나서는 조력자다. 도성대군 또한 세자가 되겠다고 선언하나, 이는 자신의 권력욕보다는 가족을 지키기 위한 마음에서다. 이들 왕실 가족은 전형적인 캐릭터에서 벗어나 조금은 낯설게 각자의 이야기를 그려간다.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MBN 토일드라마 '세자가 사라졌다' 포스터. / MBN

총 20부작인 '세자가 사라졌다'는 어느덧 반환점을 돌았다. 그렇지만 이제 본격적인 시작이다. 사라졌던 세자가 궁으로 돌아오며 도성대군, 대비, 어의와의 본격적인 구중궁궐 암투가 펼쳐질 예정이다. 세자와 도성대군이 끝까지 우애 깊은 형제로 남을 수 있을지, 결국 서로에게 등을 돌릴지 궁금증을 자아낸다. 서로의 정체를 알게 된 세자와 최명윤이 엇갈린 가운데 도성대군과의 삼각 로맨스도 기대를 모은다. 여기에 피바람을 부른 악행 속 대비와 어의의 사랑은 깊어져만 가고 있다.

얽히고설킨 사건들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지며, 회를 거듭할수록 탄탄한 서사와 감성적이고 섬세한 연출, 배우들의 열연이 빛을 발하고 있다. 느리지만 분명한 호평과 시청률 상승세도 함께다. 앞으로 남은 절반, '세자가 사라졌다'가 주말밤을 '수호'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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