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물론 딱 1년 뛰긴 했다. 그러나 올해 FA 선발투수 최원태, 엄상백(한화 이글스)보다 한 수 위의 투수인 건 분명해 보인다.
KBO가 지난달 30일 보류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키움 히어로즈는 일찌감치 아리엘 후라도, 엔마누엘 데 헤이수스, 로니 도슨과의 재계약을 포기하면서 보류권까지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고형욱 단장은 어차피 이들이 해외로 나가면, 보류권 유지의 의미는 없다고 했다.
무릎 십자인대 수술을 받은 도슨은 그렇다고 쳐도, 후라도와 헤이수스를 포기한 건 엄청난 결단이었다. 심지어 키움은 이들 대신 야시엘 푸이그, 루벤 카디네스, 케니 로젠버그로 2025시즌 외국인 라인업을 완성했다. 타자 2+투수 1 조합이다.
업계에 따르면, 후라도보다 헤이수스의 KBO 잔류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크다. 후라도의 경우, 메이저리그, 일본 구단들의 관심을 두루 받는다. 올해 연봉총액이 130만달러였다. 그런데 키움이 보류권을 포기하면서 타 구단으로 가면 신규 외국인선수로 간주, 계약총액이 최대 100만달러로 제한된다. 후라도가 몸값을 깎으면서까지 KBO리그에 잔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기 어렵다.
반면 헤이수스는 올해 계약총액 80만달러였다. 100만달러 제한 속에서도 연봉인상이 가능한 선수다. 더구나 150km을 뿌리는 좌완이라는 이점이 확실하다. 커맨드가 아주 좋은 편은 아니지만, 공에 힘이 있고 체인지업, 슬라이더, 커브 등 변화구 구사능력도 좋다. 투심과 커터 등 변형 패스트볼도 보유했다.
30경기서 13승11패 평균자책점 3.68. 171⅓이닝을 소화하면서 퀄리티스타트를 20차례 수립했다. 피안타율 0.258에 WHIP 1.25. 압도적인 내용은 아니었지만, 위기관리능력, 경기운영능력을 입증했다. 키움을 제외한 국내 구단들이 관심을 갖는 게 이상하지 않다.
현재 외국인투수 영입을 완료한 구단은 LG 트윈스, 두산 베어스, 키움 히어로즈, SSG 랜더스 등 4개 구단이다. 나머지 6개 구단이 통상적으로 외국인투수 2명, 외국인타자 1명으로 간다면, 최대 8명의 외국인투수가 더 와야 한다. NC 다이노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우 외국인투수 계약을 전혀 발표하지 않은 상태다.
업계에선 KT와 헤이수스를 가장 많이 연결한다. KT는 검증된 웨스 벤자민의 보류권을 포기했다. 물론 현 시점에서 KT가 헤이수스를 영입할지 말지 알 수 없다. 헤이수스를 어떻게 평가하는지 역시 알 수 없다. 어쨌든 선발진을 더 탄탄하게 만들고 싶어하는 의도인 건 알 수 있다. 지방구단에서 갑자기 헤이수스를 데려갈 수도 있다.
사실 헤이수스가 2024-2025 FA 시장의 선발투수 최대어 최원태와 엄상백(한화 이글스)보다 적어도 올해 1년은 한 수 위였다. 엄상백은 올해 29경기서 13승10패 평균자책점 4.88, 156⅔이닝에 피안타율 0.266에 WHIP 1.31이었다. 승수만 헤이수스만 같을 뿐, 세부기록은 조금씩 처진다.
야구통계사이트 스탯티즈 기준 WAR도 헤이수스는 5.09로 리그 12위였다. 엄상백의 올해 WAR은 3.93. 엄상백은 한화와 4년 78억원에 계약했다. 연평균 19억5000만원. 반면 헤이수스의 계약총액은 최대 100만달러. 약 14억원이다.
아직 계약하지 않은 최원태는 올해 24경기서 9승7패 평균자책점 4.26, 126⅔이닝 동안 피안타율 0.263, WHIP 1.44였다. 최원태는 현재 삼성 라이온즈와 연결된 상태지만, 계약 여부는 확실하지 않다. LG를 떠난다면 괜찮은 계약을 맺을 가능성은 있다. 연평균 14억원을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
엄상백과 최원태는 20대다. 얼마든지 발전할 여지가 있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현 시점에선 헤이수스와 100만달러에 계약하는 게 FA 시장에서 투수 한 명을 구하는 것보다 효율이 높다고 봐야 한다. 물론, 헤이수스 역시 메이저리그를 바라본다는 게 변수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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