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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미국 가고 싶다는 생각은 안 들어?”
강백호(26, KT 위즈)가 올 시즌 후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생각이 있다고 솔직하게 밝혔다. 20일 이대호의 유튜브 채널 이대호[RE:DAEHO]에 출연, 이대호의 위와 같은 질문에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생각은 있다. 내년 시즌(2025시즌, 녹화 2024년 추정)을 얼마나 잘 치르느냐에 따라 그것도 또 바뀌지 않을까 싶다”라고 했다.
강백호는 2025-2026 FA 최대어다. 100억원대 FA 계약을 맺을 강력한 후보다. 류선규 전 SSG 랜더스 단장은 약 1개월 전 유튜브 채널 키스톤 플레이를 통해 “KT가 비FA 다년계약을 맺지 않으면 모두의 강백호가 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했다.
강백호는 매년 3할 타율과 20홈런이 가능한 젊은 클러치히터다. 수비력이 돋보이지 않아 1루, 외야, 포수 등 포지션을 자주 바꾸기는 했지만, 타격만 보면 확실히 남다르다. 2018년에 KT에서 데뷔, 7년간 802경기서 타율 0.307 121홈런 504타점 499득점 OPS 0.832를 기록했다.
아직 30홈런 시즌은 없었지만, 20홈런 시즌만 세 차례 기록했다. 3할 타율도 세 차례 기록했다. OPS 0.9 이상도 세 차례 기록했다. 2022년과 2023년에 침체기를 겪었으나 2024시즌 144경기 모두 출전해 타율 0.289 26홈런 96타점 OPS 0.840으로 부활했다.
더구나 올 시즌 후 FA 자격을 얻으면 27세 시즌을 앞뒀다. 항저우아시안게임 금메달로 병역도 해결했다. 이게 엄청난 메리트다. 강백호를 FA 시장에서 영입할 팀은 전성기를 함께하게 된다. 역대 가장 강력한 FA 영입전이 될 것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수요가 폭발하면 계약기간도 4년 이상에 총액 100억원을 넘길 게 확실하다. 아무리 경쟁균형세 변수가 있어도 강백호 같은 조건의 선수를 FA 시장에서 쉽게 볼 수 없다.
강백호는 이미 지난 가을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신분조회를 받았다. 그러나 본인이 미국에 갈 의사를 표하지 않았다. 단, 본인 말대로 올 시즌을 치르면서 생각이 어떻게 바뀔지 알 수 없다. 올 시즌을 마치면 FA라서 메이저리그에 도전할 경우 포스팅을 거치지 않아도 된다. 강백호를 데려가는 팀에 이적료가 발생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결국 강백호는 올 시즌을 치르면서 향후 거취에 대한 생각을 정리할 듯하다. KT도 비FA 다년계약을 제시할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어쨌든 올 시즌까지는 KT 소속이고, 입도선매를 할 기회가 있다. KT가 이번 FA 시장에서 엄상백과 심우준이 한화 이글스와 계약하는 걸 지켜본 것도 강백호를 어느 정도 의식했다고 봐야 한다.
강백호는 서울고 시절부터 이미 메이저리그 구단들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았다고 털어놨다. 이대호에게 “아버지는 내가 미국에 가길 원했다. 나도 고2까지 미국에 가겠다고 생각하고 연습했다”라고 했다.
그러나 청소년대표팀에서 함께 하며 친하게 지내던 1년 선배 이정후(27,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신인 시절 강백호를 서울고척스카이돔에 초대하며 상황이 달라졌다. 강백호는 “그날 이정후 선수가 너무 잘 했다. 많은 관중을 보면서 센터로 뛰어가는데 너무 멋있더라. 신인상도 받았다. 나도 꼭 저렇게 하고 싶다고 생각했다. 사실 메이저리그의 오퍼도 받았는데 일주일 동안 아버지를 설득해서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게 됐다”라고 했다.
그때 강백호는 아버지에게 “아버지 말을 한번도 어긴 적이 없었는데 그때 처음으로 내 주장을 밝혔다. 일주일 동안 설득했다. 한국에서 선수생활을 하고 싶다고. 미국은 나중에 많은 선배님처럼 내가 성공하면 갈 수 기회가 있기 때문에 한국에서 일단 해보고 싶다고 해서 한국에서 뛰었다”라고 했다.
강백호가 고3 시절 접었던 메이저리그 드림을 올 겨울 다시 펼칠까. 아니면 KT와의 비FA 다년계약일까, 그것도 아니면 KBO리그 FA 시장에 나가서 100억원을 예약한 채 ‘모두의 강백호’가 될까. 다가올 겨울 최고의 화젯거리다.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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