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김지우 기자] "미카엘라로서 유니아를 많이 사랑했어요. 이제는 더 깊어지고 여물어지고 편해졌죠. 역할을 벗어나 나의 소중하고 존경하는 선배, 혜교 언니가 됐습니다."
마이데일리는 21일 서울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영화 '검은 수녀들'에 출연한 전여빈을 만나 다양한 얘기를 나눴다.
'검은 수녀들'(감독 권혁재)은 강력한 악령에 사로잡힌 소년을 구하기 위해 금지된 의식에 나서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전여빈은 바오로(이진욱) 신부 아래 수녀이자 의사로 일하며 구마를 부정하지만, 결국 유니아(송혜교) 수녀와 뜻을 함께하는 미카엘라 수녀를 연기했다.
이날 전여빈은 "송혜교 선배가 먼저 캐스팅된 상황이었다. 전 그 이후에 제안을 받았다"며 "촬영을 거의 마치고 나서 듣게 됐다. 미카엘라 수녀 역에 여러 후보들이 있었는데 혜교 선배가 저를 추천했다고 하더라. 일면식이 있는 사이는 아니었다. 그 얘기를 듣고 너무 신나고 좋았다. 촬영할 땐 부끄러워서 못 물어보고, 이번 유튜브 촬영 때 조심스레 물어봤는데 맞다고 해서 너무 행복했다"고 작품 합류 계기를 전했다.
이어 "'검은 사제들'을 너무 재밌게 봤던 사람이고, 스핀오프 형식의 '검은 수녀들'에 대한 기대가 있었다. 같은 포맷을 하고 있지만 전혀 다른 결의 이야기라는 게 느껴졌다"면서 "유니아와 미카엘라 둘만의 힘으로 한 생명을 구하는 게 아니라 여러 사람들의 도움이 필요했다. 한 숟갈씩 얹어주시는 분들과의 연대의 과정이 잘 보였다. 지금 시대의 한 여성 배우로서 이런 주제를 나누고 이 역할을 감당할 수 있다는 게 반갑고 기뻤다"고 말했다.
전여빈은 송혜교에 대해 "워낙 어릴 때부터 우리들의 스타였다. 언니가 나온 드라마는 거의 다 봤다. 어릴 땐 마냥 아름다운 스타로 봤다면 배우라는 꿈을 꾸고 그의 행보를 봤을 땐 또 달랐다. 늘 새로운 선택과 노력을 하는 게 인상적으로 느껴졌다.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언니가 '더 글로리'로 대상을 받았었다. 그때 처음 실제로 만났다. 언니를 축하해주기 위해 많은 후배들이 기다리고 있었다. 저도 줄 서서 기다리다가 인사를 드렸는데 벅차게 기분이 좋았다"고 말하며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이번에 상대역으로 눈을 보고 음성을 들을 수 있다는 생각에 꿈 같기도 했다. 언니 눈이 되게 서정적인 부분이 있다"며 "현장에서 많은 말을 하지 않지만 큰 나무 같은 존재였다. 작고 가녀린 몸으로 조용히 묵묵하게 버텨주는 힘이 있었다. 유니아 수녀와 결은 다르지만 같은 존재감을 느꼈다. 그 눈을 보면서 때때로 울컥하고 의지하고 기댔던 것 같다. 언니의 모습을 눈여겨보며 나도 훗날 저런 선배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고백했다.
'검은 수녀들'은 오는 24일 개봉한다.
김지우 기자 zwm@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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