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정치 불확실성 최대 리스크…1분기 기업 체감경기 4년만에 '최저치'
계엄 사태 후 기업 심리 '한파'
'트럼프 2기 출범, 경기 침체' 현안 산적
명절 잊은 재계 총수, 불확실성 대응 총력
[마이데일리 = 황효원 기자] 국내 기업들의 경기 전망이 35개월 연속 부정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역대 최장 기록이다. 탄핵정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등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산적한 만큼 설 연휴 기간 국내 재계 총수들은 사업 현안 점검을 통해 대책 마련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재계에 따르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이번 설 연휴 기간 국내에 머무른다. 이 회장은 그간 명절마다 해외 출장길에 올랐지만 올해는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이어간다. 이 회장은 지난해 설날 연휴에 말레이시아 스름반에 있는 삼성SDI 배터리 1공장 생산 현장과 2공장 건설 현장을 찾았다. 이어 말레이시아 최대 도시인 수도 쿠알라룸푸르에서 현지 시장 반응을 살피고 삼성 관계사 주재원 2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간담회도 진행했다.
다만 이 회장은 다음달 3일 삼성물산 부당합병 의혹 2심 선고가 예정돼 있는 만큼 이번 연휴 기간에는 대외적 행보에 나서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연초부터 경제계 신년 인사회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 출장 등 바쁜 일정을 소화한 만큼 연휴에는 국내에 머물며 사업 현안을 점검한다.
최 회장은 최종현학술원이 미국 워싱턴 DC에서 여는 '트랜스퍼시픽 다이얼로그'(TPD)에 대한 준비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TPD는 한·미·일 전현직 고위 관료와 세계적 석학, 싱크탱크, 미국 재계 인사가 모여 글로벌 현안을 논의하고 해법을 모색하는 자리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도 특별한 일정 없이 자택에서 경영 구상을 할 예정이다. 범 현대가는 통상 신정에 차례를 지낸다.
정 회장은 다만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으로 현대차그룹의 주력인 자동차 산업이 큰 불확실성에 직면한 상황으로 방안 마련에 집중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대차그룹은 미국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만큼 트럼프 행정부 관계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은 미국통인 호세 무뇨스 사장, 성 김 사장을 전진 배치하는 등 대응력 강화에 집중하고 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 메타플랜트 아메리카(HMGMA)를 통한 미국 현지 생산과 미국 내 제철소 구축 상황 점검에 나선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은 설 연휴 기간 미래 성장동력으로 꼽은 AI와 바이오, 클린테크 등 소위 'ABC' 분야의 경쟁력 강화 방안과 고객 가치 확대 방안 등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이 밖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권오갑 HD현대 회장,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 등도 해외 일정 없이 자택에 머물며 경영 구상을 할 방침이다.
최장 9일에 달하는 설 연휴 기간 국내 주요그룹 총수들은 국내에 머물며 경영 구상에 몰두할 것으로 보인다. 대내외 악재로 기업들의 체감경기는 4년 만에 최저로 떨어졌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커진 국내 정치 불확실성과 대외 불확실성 확대 여파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전국 제조기업을 대상으로 '2025년 1분기 기업경기전망지수(BSI)'를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전년 동기(83)대비 22포인트 하락한 '61'로 집계됐다. BSI는 100 이상이면 해당 분기의 경기를 이전 분기보다 긍정적으로 본 기업이 많다는 의미이고, 100 이하면 그 반대다.
이는 정국 불안, 강달러, 트럼프 정책 기조 등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가 기업심리에 반영된 결과로 기업들은 기업들은 올해 경영실적에 영향을 미칠 리스크로 '국내 정치 불확실성'(48.0%)을 꼽았다. 환율변동성 확대(47.3%), 내수소비 위축(34.9%), 트럼프 2기 통상정책(24.9%) 순으로 뒤를 이었다.
대한상의는 대내외 악재로 인해 우리 기업들의 체감경기가 악화되고 있는 만큼 정부와 국회의 발빠른 대처를 촉구했다. 대한상의는 고환율로 채산성 악화를 겪는 기업에 대해 맞춤지원정책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트럼프 2기 정책 영향 최소화를 위해 민관이 미국과의 소통과 협상 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황효원 기자 woniii@mydaily.co.kr
-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댓글
[ 300자 이내 / 현재: 0자 ]
현재 총 0개의 댓글이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