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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타니 前 통역 미즈하라, 횡령 이유는 낮은 급여 때문이라 주장
현지시각 2월 6일 선고 예정
[마이데일리 = 김경현 기자] 오타니 쇼헤이(LA 다저스)에게 1700만 달러(약 243억원)을 횡령한 혐의를 받고 있는 前 통역사 미즈하라 잇페이의 횡령 수법이 드러났다. 미즈하라는 낮은 급여 때문에 횡령을 저지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미국 '디 애슬레틱'은 26일(한국시각) 미즈하라가 오타니를 사칭, 계좌에서 20만 달러(약 3억원)를 송금하려 한 녹음 파일을 공개했다.
녹음 파일에 따르면 미즈하라는 오타니의 이름으로 은행 직원에게 전화를 걸어 계좌와 연결된 이메일 주소 및 전화번호를 자신의 것으로 변경한 뒤 이체를 시도했다.
미즈하라는 은행 직원이 신분을 묻자 "오타니 쇼헤이입니다"라고 태연하게 밝혔다. 본인 인증을 통과한 미즈하라는 자동차 대출을 이유로 오타니의 돈을 자신의 계좌로 빼돌렸다.
'디 애슬레틱'은 "녹음 파일은 오타니와 미즈하라 사이에 존재했던 깊은 신뢰 관계를 보여주는 증거"라면서 "검찰은 미즈하라가 이러한 신뢰를 악용해 오타니의 계좌 정보를 변경하고, 그의 허락 없이 은행 거래를 수행했다고 주장했다"라고 밝혔다.
'미즈하라 스캔들'은 지난해 3월 드러났다. 미즈하라는 오타니를 사칭해 1700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을 빼돌렸다. 이 금액으로 19000건의 불법 도박은 물론 야구 카드를 구매하는 등 다양한 범죄 행위를 저질렀다. 사실이 알려지자 오타니는 곧바로 미즈하라를 해고했다.
미즈하라는 자신의 범죄 동기를 '도박 중독'이라고 했다. 미즈하라가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 따르면, 그는 18세 때 도박을 시작했고 한 도박 중개업자로부터 2만 달러의 크레딧을 받은 것을 계기로 중독에 빠졌다고 한다. 그러나 검찰은 "미즈하라는 도박과 관련 없는 개인적 용도로도 오타니의 자금을 사용했다. 미즈하라의 범죄를 유발한 주된 동기는 도박 중독이 아니라 탐욕"이라고 반박했다.
또한 낮은 보수 때문에 범행을 저지를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미즈하라는 오타니를 위해 거의 24시간 대기 상태로 일했고, 업무량에 비해 보수가 낮았다고 호소했다.
미즈하라는 "자전거를 고치거나, 오타니의 가족을 방문할 때 동행하거나, 그의 개를 동물병원과 미용실에 데려가거나, 오타니가 동료들과 저녁 식사를 할 때 차 안에서 기다리기도 했다. 오타니의 일본 및 미국 변호사들과 협력해 결혼 전 계약서를 준비하고 관련 회의에 참석했다. 연말에만 최대 4일간 연속된 휴가를 받을 수 있었으며, 아내와 함께 보낼 시간이 거의 없었다"고 전했다.
하지만 오타니는 꾸준히 미즈하라의 연봉을 올려줬다. 메이저리그에서 첫 팀이던 LA 에인절스 시절 미즈하라는 연봉 8만 달러(약 1억원)를 받았다. 2022년에는 25만 달러(약 4억원)로 인상됐고, 2024년 오타니가 다저스로 이적했을 땐 두 배로 인상된 50만 달러(약 7억원)가 됐다. 거기에 오타니는 추가금과 포르쉐 카이엔까지 미즈하라에게 선물했다고 한다.
한편 검찰은 미즈하라에게 징역 4년9개월을 구형했다. 미즈하라는 형량을 1년6개월로 단축해줄 것을 요청했다. 미즈하라에 대한 선고는 현지시각 2월 6일에 열린다.
김경현 기자 kij4457@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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