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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결국 '전설' 스즈키 이치로에게 '반대표'를 던진 인물은 등장하지 않았다. '명예의 전당(Hall Of Fame)' 투표 결과 공개를 거부했다.
전미야구기자협회(BBWAA)는 5일(이하 한국시각) 2025년 명예의 전당 투표에 참여한 기자들이 누구에게 어떠한 표를 던졌는지를 공개했다. 394명의 기자 중에서 81%에 해당되는 321명의 투표 결과가 발표됐지만, 나머지 73명은 공개를 거부했다. 그리고 73명 중에 이치로에게 반대표를 던진 인물도 포함됐다.
지난 1991년 일본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오릭스 버팔로스의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 9시즌 동안 951경기에 출전해 1278안타 118홈런 529타점 658득점 199도루 타율 0.353 OPS 0.943이라는 성적을 남긴 이치로는 2001시즌에 앞서 시애틀 매리너스와 계약을 맺으며 빅리그 커리어를 시작했다. 그리고 데뷔 첫 시즌 메이저리그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일본에서는 중·장거리 유형의 타자였던 메이저리그에서 살아남기 위해 폭발적인 스피드와 정교한 컨택을 앞세우기로 결정했고, 데뷔 첫 시즌 157경기에서 무려 224개의 안타를 몰아치는 등 69타점 127득점 56도루 타율 0.350 OPS 0.838로 펄펄 날았다. 이치로는 신인왕 타이틀과 함께 아메리칸리그 정규시즌 MVP로 선정됐고, 안타와 도루, 타율에서 모두 1위에 롤랐다. 게다가 올스타로 선정되고 실버슬러거와 골드글러브를 수상한 것은 덤이었다.
압권의 데뷔 시즌을 보낸 이치로는 10년 연속 골드글러브를 수상하고, 200안타를 기록한데 이어 올스타로 선정됐고, 이후 뉴욕 양키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의 유니폼을 입었다. 그리고 다시 '친정' 시애틀로 복귀, 메이저리그 통산 19시즌 동안 2653경기에 출전해 3089안타 117홈런 780타점 1420득점 509도루 타율 0.311 OPS 0.757의 성적을 남긴 채 2019시즌을 끝으로 현역 커리어에 마침표를 찍었다.
일본에서 9시즌을 뛴 후 메이저리그 무대를 밟았음에도 불구하고 3000안타의 고지에 오른 만큼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은 굳이 투표를 진행하지 않아도 결과를 알 수 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투표에 대한 관심은 헌액 여부가 아닌 '만장일치'로 향했다. 그런데 지난달 22일 공개된 결과는 쇼크였다. 단 한 명이 이치로에게 반대표를 던지면서 만장일치 명예의 전당 헌액에 실패한 것이다.
이치로는 "한 표가 부족해서 오히려 다행이다. 인생은 늘 불완전하다. 그렇기 때문에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있다. 그래서 불완전한 것이 좋다"며 개의치 않아 했고, 이후에도 "내가 표를 받지 못한 한 명의 기자가 있다. 나는 그를 내 집으로 초대하고 싶다. 우리 함께 술을 마시고 즐거운 대화를 나누고 싶다"라고 농담했다. 하지만 미국 언론은 들끓었다. 이름값이 있는 저명기자들이 반대표를 던진 인원을 비판, 해당 인물을 찾아 나섰다.
하지만 반대표를 던진 인원이 나올 리 없었다. 비판과 비난이 쇄도할 것이 뻔했기 때문. 그리고 BBWAA는 5일 어떤 기자가 누구에게 무슨 표를 던졌는지를 공개했는데, 끝내 이치로에게 반대표를 던진 인원은 자신의 신분을 밝히지 않았다. BBWAA에 따르면 394명의 기자들 중 81%에 해당되는 321명이 자신의 투표 결과 공개를 찬성했고, 73명이 공개를 거부했다.
321명은 모두 이치로의 명예의 전당 입성에 찬성표를 던진 것으로 확인됐고, 결국 투표 결과 공개를 거부한 73명의 인원 중에서 반대표가 나온 것이 확인되면서, 끝내 이치로에게 반대표를 던진 인원은 찾을 수 없게 됐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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