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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전원 기자] 열악한 드라마 제작 환경이 개선되지 않고 이어지면서 출연료 미지급 사태가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사단법인 한국연예매니지먼트협회 측은 13일 각 회원사에 드라마, 영화 출연료 미지급 현황을 공개했다. 여러 제작사들이 적게는 수십만원, 많게는 십수억까지 출연료를 지급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드라마 출연료 미지급 사태는 하루, 이틀 사이 문제가 아니다. 신생 제작사나 제작역량이 부족한 제작사가 난립하면서 시장에 교란이 온 것이다. 외주제작사가 제작자의 역량을 강화하고 프로그램의 다양화를 꾀하기 위해 생겨났지만 그 만큼 치명적인 단점도 안고 있었다.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제작비 산정기준과 권리 분배는 정상적인 수익구조를 발생시키지 못했고 배우 출연료나 스태프 인건비 미지급 등 사회적인 물의를 일으키는 원인이 됐다.
‘절대 슈퍼갑’ 방송사 측이 강력한 편성권을 바탕으로 미지급 우려가 높은 드라마 제작을 강행시킨다는 시선도 있다. 제작사 상황이나 기획 등을 고려하지 않고 출연진이나 작가진에 따라 편성을 내줬다가 낭패를 본다는 것이다. 이후 광고 판매나 수출이 부진해 수익이 나지 않을 경우 배우들의 출연료와 스태프들을 위한 비용이 미지급되는 사태가 발생하는데, 이럴 때마다 방송사는 한 발 물러나고 해결하려는 의지를 보이려 하지 않는다는 지적이 힘을 얻고 있다.
이와 같은 부조리한 시장 구조가 이어지가 결국 김종학 PD는 지난해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해 안안타까움을 자아냈다. 김 PD는 '모래시계', '여명의 눈동자', '대망', '태왕사신기' 등을 연출한 드라마계의 역사로 불렸지만 지난해 SBS '신의' 연출 당시 배우 및 스태프들에게 출연료 미지급을 둘러싸고 배임 및 횡령, 사기 혐의 등으로 피소돼 조사를 받았고 이후 한 고시텔에서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와 관련해 지난해 한국드라마제작협회는 ‘김종학 감독의 죽음이 헛되지 않도록 외주 드라마제작 시장 개선을 위해 제언하는 성명서’를 발표해 “방송사의 편성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도록 정부는 현행의 드라마제작사 신고제를 등록제로 개정(문화산업진흥기본법 등)해 일정 조건을 갖춘 제작사만을 대상으로 외주제작토록 정책적인 지원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연매협이 공개한 서한에는 그린시티 픽쳐스가 제작한 ‘2009 외인구단’, 와이이지의 ‘그들이 사는 세상’, 도망자에스원문화산업전문회사의 ‘도망자 플랜비’등이 각각 12억, 6억, 4억에 이르는 출연료를 지급하지 않은 것으로 기재돼 있다.
연매협은 “해결되지 않고 주기적으로 문제가 반복되는 드라마와 영화에 대한 미지급 출연료에 대하여 더 이상 문제가 재발되지 않도록 좌시하지 않고 협회 차원의 적극적인 대응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출연료 미지급 사태로 논란을 빚은 ‘2009 외인구단’, ‘그들이 사는 세상’, ‘도망자 플랜비’ 포스터. 사진 = MBC, KBS 제공]
전원 기자 wonw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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