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500만2015달러.
넥센 강정호의 포스팅 최고액이 500만2015달러로 밝혀졌다. 넥센은 20일 아침 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으로부터 포스팅 최고액을 통보받았다. 규정상 넥센은 27일 아침까지만 다시 KBO를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에 포스팅 응찰 여부를 알려주면 된다. 하지만, 강정호의 포스팅 금액에 만족한 넥센은 주저하지 않았다. 20일 오후 곧바로 OK 사인을 보냈다.
500만2015달러. 아직 이 금액을 써낸 팀은 확인되지 않았다. 적지 않은 금액이다. 앞서 포스팅에 입찰했던 김광현이 200만달러, 양현종이 약 150만달러(추정) 정도였다. 과거 한국인 포스팅역사를 떠올려봐도 1998년 이상훈(60만달러) 2002년 임창용(65만달러) 2002년 진필중(2만5000달러) 2009년 최향남(101달러)에 비해 강정호의 포스팅 머니는 높은 수준이다.
강정호는 역대 한국인 야수 중 최초로 포스팅시스템을 통해 메이저리그 진출을 시도하고 있다. 역대 한국인 야수 중 메이저리그 풀타임을 최소 1시즌 이상 뛰어본 선수는 최희섭과 추신수에 불과하다. 그런데 이들은 고교 졸업 후 국내프로야구를 거치지 않고 곧바로 마이너리그에 뛰어든 뒤 풀타임 메이저리거로 성장했다.
때문에 강정호의 포스팅 입찰에 메이저리그 구단들이 어떻게 반응하고, 또 그들이 강정호의 가치를 어떻게 책정하는가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 메이저리그 구단들 입장에서도 기준점 혹은 전례가 없기 때문에 강정호를 정확히 판단하는 건 쉽지 않았다. 그래도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그동안 꾸준히 극동스카우트를 통해 강정호를 체크해왔다. 강정호는 분명 좋은 파워를 갖고 있으나 풀타임 유격수를 소화할 수 있는 경쟁력(타격, 수비력, 체력 등을 모두 포함)을 갖췄는지에 대해선 의문부호를 단 것도 사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강정호에 대한 평가는 비교적 후했다. 2년 전 류현진(2573만달러)의 5분의 1 수준이긴 하다. 그러나 500만달러는 애당초 넥센도 충분히 예상한 금액. 아시아 내야수로 시선을 넓혀보면 2010년 니시오카 츠요시에게 532만9000달러를 제시한 미네소타에 이어 역대 2위 규모. 메이저리그 구단들은 그만큼 강정호의 장점을 인정했고, 넥센도 간판스타에게 자존심을 세워주면서 홀가분하게 메이저리그에 보낼 수 있게 됐다. 또 2015년 강정호의 활약을 기대한다는 뜻으로도 해석된다.
물론 이제부터 본격 협상이 시작된다. 김광현 사례처럼 친정팀이 포스팅을 승인했음에도 계약이 불발될 가능성도 없다고 볼 순 없다. 하지만, 보통 포스팅 금액이 몸값과 비례하는 걸 감안하면 강정호의 연봉, 메이저리그 신분 보장 및 마이너리그행 거부권 등 각종 계약 조건도 어느 정도는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
강정호가 메이저리그에 입성하는 건 2년 전 류현진만큼 한국야구에 의미 있는 사건이다. 일단 포스팅금액은 적지 않았다. 이젠 강정호 에이전시의 계약수완, 또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적응 여부가 가장 중요하다. 여전히 메이저리그가 강정호에게 당연히 가질 수밖에 없는 약간의 의구심도 있을 것이다. 결국 모든 걸 강정호가 스스로 극복하고 이겨내야 한다. 강정호의 메이저리그 도전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강정호.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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