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인터뷰①] '부산행' 공유 "KTX, 지겨워 안타고 싶어" 웃음

[마이데일리 = 신소원 기자] "욕심을 부릴 영화가 있고 부리지 않아야 할 영화가 있는데 이 영화는 부리지 않아야할 영화였어요. 부릴 영화가 오면 선택을 하겠지만 그리 선호하지는 않고요. '부산행'은 정말, 모두가 하나된 느낌이 강한 작품이었고 연상호 감독님에 대한 믿음이 컸어요."

공유는 올해 '남과 여'로 시작해 '부산행', 그리고 '밀정'까지 쉴 새 없이 작품을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그는 15년째 연기를 하고 있지만 수없이 자신을 객관적으로 보려고 노력하고, 오히려 박한 점수를 준다. 그것이 그동안 배우로서 걸어온 길 이상으로 앞으로 걸어나가야 할 길에 대한 채찍질이었다.

영화 '부산행'(감독 연상호)에서 공유는 가족보다 일이 더 우선시되는 펀드매니저 석우 역을 맡았다. '도가니' 이후 인생연기라 불릴 정도로, 달라지는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되는 그의 감정선을 제대로 드러내 호평이 이어지고 있다. 또 좁디 좁은 KTX 칸 안에서 펼쳐지는 좀비들과의 액션 장면은 압도적인 몰입감과 긴장감을 선사한다.

"사실 액션은, 워낙 '용의자' 때가 그동안의 액션 작품 중에서 끝판왕이었던 터라(웃음) '부산행' 액션도 나름 자신이 있었어요. 그런데 상대가 좀비라서, 움직임이 불규칙적이라서 합 맞추는 과정이 좀 힘들었던 것 같아요. 그래도 여기서는 (최)우식이, (마)동석이 형이랑 같이 해나가는 것이 있어서 분배가 됐어요. 좀비 역할을 했던 연기자 분들 중에서는 무술팀도 있었고 일반인 분들도 있었는데 그 분들이 더 많이 힘들었을 거예요."

그는 자신이 연기한 석우 역할에 대해 "현실적인 인물"이라고 표현했다. 능력을 인정받는 승승장구 중인 펀드매니저이지만, 정체불명의 바이러스가 대한민국을 덮치는 과정에서 보여지는 그의 감정선은 관객들에게 '나라면 어떤 선택을 할까'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저라도 석우처럼 행동을 했을 것 같아요. 그런데 뭔가 희망적인 것이 분명 있어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그런 입체적인 인물을 제가 더 입체적으로 표현했나, 라는 스스로의 질문에 민망하고 부끄러운 부분이 있어요. 실제로 아이를 키우고 나한테 그런 경험이 있었더라면 좀 더 풍부하게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요."

어쩌면 그동안의 재난 영화에서 봐왔던 주인공 캐릭터의 전형일 수 있다. 하지만 한국적인 정서와 부녀(父女) 관계에서 형성되는 부성애 등을 통해 단순한 재난 블록버스터 영화만은 아니라는 것을 보여준다.

"무대인사 때나 촬영현장에 갈 때 KTX를 많이 타는데 이제는 좀 지겨워졌어요.(웃음) 다시 타면 지겨울 것 같아요. 세트장을 너무 똑같이 만들어놔서 영화 찍는 내내 그 안에서 뛰고 뒹굴고 피비린내를 맡았잖아요. 촬영 끝나고 KTX 타고 올라가는데 문이 열렸는데 '헉'하고 쳐다봤던 게 기억나요. 당분간 KTX는 안타고 싶어요."

[공유. 사진 = NEW 제공]

신소원 기자 hope-ssw@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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