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결국 그의 말 한마디에서 비롯된‘설화’가 또 다시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야구판을 뒤흔들고 있다.
KBO는 7월 10일과 11일 NC와 두산 구단에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자 단장과 사장 회의를 열어 리그 중단을 결정됐다.
최근 이 결정을 내렸던 KBO이사회에서 정지택 KBO총재와 몇몇 사장의 입장이 담긴 이사회 내용이 불거졌고 이는 곧장 총재와 사장들의 도덕성 문제로 비화되고 있다.
이 사태의 발단은(물론 당연히 결정을 내린 7월로 거슬러 올라가야겠지만) 차명석 LG단장의 작심발언에서 비롯됐다.
지난 10월 3일 경기가 끝난 후 차명석 LG 단장이 구단 공식 유튜브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는 자리를 가졌다. 이때 한 팬이 KBO리그 중단 결정에 대해 물었고 차 단장은 답변을 했다.
차 단장은 맺힌 게 있는 듯“안그래도 할 말이 많다. 리그 중단을 논의한 실행위원회 회의와 관련해 가짜뉴스가 많다. 가짜뉴스에 편승해서 팬들이 확증편향식으로 가는 경우도 있다”면서 “회의에서 나왔던 내용은 비밀유지를 해야 한다. 내가 단장 옷을 벗으면 이 얘기를 꼭 하겠다”고 작심 발언을 했다.
“비밀유지를 해야한다”고 말했던 차 단장은 “리그 중단에 반대한 팀은 1팀 뿐이었다”고 스스로 비밀을 폭로했다.
물론 그 한 팀은 어느 팀인지 말하지 않았다. 차 단장의 발언으로 확인된 사항은 9개 구단이 반대했고 그 9개 구단에는 LG가 포함되어 있다는 것이다. 사실 9개 구단이 반대했다는 것도 차 단장의 착각으로 밝혀졌다.
이 발언은 거의 묻힌 듯 했다. 그런데 10월 26일 중앙일보가 ‘프로야구 중계 스포츠 4사(KBSN·MBC PLUS·SBS미디어넷·스포티비)가 최근 한국야구위원회(KBO)와 구단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요청했다’고 보도한 후 다시 조명받게 됐다.
마이데일리가 10월28일 ‘초유의 사태 리그 중단 KIA만 반대...차명석 폭로 9개팀 찬성 확인’을 보도해서다.
이 보도를 보고 억울한 단장들은 직접 마이데일리에 전화를 걸어와 해명했다. SSG와 롯데, 한화였다. 이 구단들은 차명석 단장의 폭로와 달리‘리그 중단' 반대 입장인 것으로 드러났다. 차 단장이 그렇게 오해를 했을 뿐이었다.
사장단 회의록에서도 이 4개 구단은“정해진 메뉴얼 대로 해야 된다”"팬들과의 약속"이라며 반대 의사를 표명했던 것으로 밝혀졌다.
그리고 10월28일 저녁 엠스플뉴스가 사장단 회의록을 공개하면서 ‘리그 중단’ 결정의 과정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코로나 19확진 선수가 발생했던 두산과 NC 사장의 강력한 주장과 정지택 총재의 동조가 어울렸고 여기에 삼성과 LG, KT, 키움 등 당시 상위권에 있는 사장들이 동의해서 리그가 중단되었다는 것이다.
엠스플뉴스는 10월29일‘리그 중단 결정 후 두산그룹이 KBO 총재 차량 리스료를 대납하고, 개인 운전기사 급여까지 부담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추가로 정 총재가 총재 취임 이후에도 두산그룹으로부터 거액의 고문료를 받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KBO는 즉각 ‘사실과 다른 의혹 제기에 엄정 대응’이라는 보도자료를 통해서 이를 반박했다.
그러면서 KBO는 ‘엠스플뉴스에 해당 사실에 대해 정정 보도 및 보도된 내용의 수정 및 삭제를 요청했으며, 사실과 다른 의혹 제기에 엄정 대응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사회 내용도 문제라고 하면서 총재의 도덕성 문제를 걸고 넘은 진 것에 KBO가 강력 반발한 것이다.
물밑으로 가라 앉았던 '리그 중단' 결정은 이달 들어 다시 불거져 나왔다. 문화체육관광부가 ‘이사회 회의록’ 전체를 요구했고 이를 KBO가 전달했다는 보도가 나왔고 12일에는 SBS가 회의록 녹취 파일 일부를 공개했다.
또 13일에는 다시 엠스플뉴스가 KBO의 보도자료를 반박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정지택 총재, NC, 두산을 선수 전원 교체시켜서 강행시키도록 하는 것에 대해서 의장으로서 나는 반대”“두산 사장 리그 중단이라는 말을 어디에도 표현하지 마시고, 잠시 뭐 ‘중지’라든지 ‘쉼’이라든지 말하자 정지택 총재 아, 그거는 좋은 말씀”이라고 답한 이사회 회의록 내용을 공개했다.
결국 지난 10월 차명석 단장의 입에서 나온 '리그 중단’사태에 관련된 작심발언은 한해 농사를 결정짓는 한국시리즈까지 이어지게 됐다.
차명석 단장의 말 한마디가 불러온 ‘나비효과’인 셈이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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