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올시즌 32경기에 출장해 겨우 18과 3분의2이닝을 던졌다. 1패1세이브4홀드, 평균 자책점을 6.75를 기록했다. 탈삼진은 8개였지만 1피홈런에 사사구가 이닝 수보다 많은 20개였다.
두산 좌완 장원준(36)은 2018년 3승(7패)으로 통산 129승째를 올린 후 올시즌까지 3년간 1승도 더 못하고 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감독은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 이어 13일 오후 4시를 넘어 발표된 2021한국시리즈(KS) 엔트리에 전격적으로 장원준을 포함시켰다. 제3선발로 미란다가 복귀해 혹시 장원준이 탈락하는가 주목됐으나 김태형감독은 동행을 결정했다.
삼성과의 플레이오프 때 김감독은 “선발로 쓸 일은 없을 것이다. 그래도 장원준은 중간에 긴 이닝을 버텨 줄 수 있는 경험을 가지고 있다‘고 그 배경을 설명했다.
그래도 3전2선승제의 단기전임을 감안하면 뜻 밖이었는데 7전4선승 KS 무대에 몸값이 4년간 84억원 몸값에 연봉 10억원에서 올시즌 연봉 8000만원을 받는 평범한 투수가 된 과거의 ’우승 청부사‘ 장원준을 소환했다.
두산 베어스는 2014시즌을 마치고 11월 말 구단의 미래를 거는 결단을 내렸다. 두산은 2001년 김인식감독 시절 삼성(김응용감독)에 4승2패로 승리를 거두고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 이후 13시즌 동안 챔피언이 되지 못하고 있었다. 열성 두산 팬들의 우승 갈증이 더 이상 참기 어려운 수준이 됐다.
그 시점 두산은 프랜차이즈 포수 출신으로 SK 와이번스에서 2년 동안 1군 배터리를 맡고 있던 김태형코치를 감독으로 영입해 복귀시켰다. 그리고 놀라운 투자를 했다.
KBO리그에 2000년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도입된 이후 두산은 한번도 다른 구단의 대형 프랜차이즈 스타를 영입한 적이 없었다. 두산에서 뛰었던 선수를 다시 데려오기만 했다.
그런데 두산은 롯데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리그 정상급 좌완 투수 장원준을 4년 총액 84억원(계약금 40억원, 연봉 10억씩 4년, 인센티브 4억원)에 두산 유니폼으로 갈아 입혔다.
그해 시즌 중 롯데에서 선수단을 감시하는 CCTV 파문 등이 일었고 분위기가 엉망이기는 했어도 부산 수영초-대동중을 거쳐 부산고 시절부터 롯데가 정성을 들였고 2004년 신인 1차지명을 한 장원준이 롯데를 떠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다.
롯데는 우선 협상 마감일까지 장원준에게 최선의 노력을 기울였으나 ’FA 시장에 나가 내 가치를 평가받겠다‘는 그를 잡을 수 없었다. 결국 11월26일 마감일에 총액 88억원(계약금 연봉 보장 80억원, 인센티브 8억원)을 제시했으나 계약에 실패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겨우 3일 후이다. 두산은 11월29일 장원준과의 4년 84억 계약을 알렸다. 모두가 놀란 것이 인센티브 부분에서 롯데에 비해 4억원이 적었기 때문이다. 당시 장원준은 ’더 좋은 환경에서 운동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두산은 김태형감독에 이어 외국인 용병 에이스 니퍼트와 원투 펀치를 이룰 한국시리즈(KS) ‘우승 청부사’ 장원준을 영입한 것이다.
장원준은 두산 첫해인 2015시즌 30경기에서 12승12패, 평균 자책점 4.08을 기록했고 이듬해인 2015시즌에는 27경기에 선발로 나서 15승6패, 평균 자책점 3.32의 압도적인 투구를 해냈다.
두산 베어스 김태형감독은 ‘우승 청부사’ 장원준의 꾸준한 투구를 바탕으로 2015시즌 삼성 라이온즈(감독 류중일) 그리고 2016시즌 NC 다이노스(감독 김경문)를 꺾고 한국시리즈 2연패를 달성했다.
두산은 2015시즌 페넌트레이스 3위를 하고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를 거쳐 1위 삼성을 한국시리즈에서 1패 후 4연승으로 업셋 우승을 하는 공격적 야구를 선보였다. 2015 한국시리즈에서는 4연승으로 NC 다이노스에 승리했다.
사실 화려했던 두산의 우승 청부사 장원준의 힘도 떨어져 가고 있다. 연봉에서 잘 나타난다. 계약에 따라 연봉이 10억원이었던 2018시즌을 마치고 2019시즌에는 4억원이 깎여 6억원, 지난해는 3억원이 됐다. 급기야 올시즌에는 KBO리그 평균에도 못 미치는 8000만원의 연봉을 받고 있다.
김태형감독은 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우승을 도운 장원준에게 어쩌면 마지막이 될지 모를 한국시리즈 엔트리 승선의 기회를 줬다. 마운드에 오른다면 어떤 투혼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사진=마이데일리 DB]
장윤호 기자 changyh218@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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