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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이현호 기자] 디에고 마라도나 헌정 유니폼은 유가족 승인 없이 제작됐다. 법적 공방이 예상된다.
이탈리아 세리에A 명문 구단 나폴리는 지난 7일(한국시간) “마라도나는 우리 구단의 상징적인 존재였다. 마라도나 사망 1주기를 기억하는 의미를 담아, 그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특별 유니폼을 제작했다. 마라도나의 얼굴과 지문을 가슴에 새겨 디자인했다”라고 소개했다.
나폴리 선수들이 해당 유니폼을 직접 착용하고 경기에 나섰다. 지난 8일 나폴리 홈구장에서 열린 엘라스 베라노전(1-1 무)에서 첫 선을 보였으며, 오는 22일 인터 밀란 원정 경기, 29일 라치오와의 홈경기에도 마라도나 유니폼을 입을 예정이다.
하지만 문제가 생겼다. 나폴리 구단 측에서 마라도나 유가족에게 동의를 구하지 않았다는 게 뒤늦게 밝혀졌다. 축구용품 전문매체 ‘푸티 헤드라인스’는 13일 “마라도나의 아들과 그의 가족들은 나폴리의 특별 유니폼이 유가족 동의 없이 제작됐다고 주장했다”라고 전했다.
마라도나의 아들 디에고 주니어(디에고 시나그라)는 “우리 아버지를 위한 헌정 유니폼에 자부심을 느낀다. 하지만 유감이다. 나폴리 구단은 유족과 상의하지 않았다. 해당 유니폼을 기획하는 단계에서 나를 포함한 상속인 그 누구도 이야기를 듣지 못했다. 우리는 이 헌정 유니폼 제작을 허락한 적이 없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디에고 주니어는 “헌정 유니폼 제작은 특별한 사안이다. 유가족과 직접적으로 대화를 했어야 한다. 나폴리가 아버지 초상권을 사용해도 된다는 법적인 근거는 더 이상 없다. 우리는 법적 절차를 밟아 대응하겠다. 나폴리와 같은 큰 구단이 이와 같은 일을 벌여 대단히 유감이다”라고 덧붙였다.
고인이 된 마라도나는 1984년부터 7년간 나폴리에서 맹활약했다. 나폴리는 마라도나와 함께한 세월 동안 구단 위상을 크게 높일 수 있었다. 1986-87시즌 세리에A 우승과 코파 이탈리아 우승을 시작으로 1989-90시즌 세리에A 우승, 1988-89 UEFA 컵 우승을 달성했다. 마라도나는 나폴리 이후 세비야(스페인), 뉴웰스 보이스, 보카 주니어스(이상 아르헨티나)를 거쳐 1997년에 현역 은퇴했다. 나폴리는 마라도나의 공을 인정하며 홈구장 명칭을 '스타디오 디에고 아르만도 마라도나'로 변경했다.
마라도나는 지난해 11월 25일 아르헨티나 수도 부에노스 아이레스 근교 티그레의 자택에서 생을 마감했다. 만성 경막하혈종으로 뇌수술을 받고 퇴원해 통원 치료를 받았으나 회복 중에 심장마비를 겪었다. 곧이어 구급차가 도착했지만 이미 마라도나가 숨진 뒤였다. 펠레와 함께 축구를 상징하는 대표적 인물 마라도나가 세상을 뜨자 전 세계에서 애도의 물결이 일었다.
[사진 = 나폴리, AFPBBnews]
이현호 기자 hhhh@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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