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승록 기자] "좋아하니까, 포기하고 싶지 않았어요."
로즈아나가 부른 '끝나지 않을 이야기로만 남아도..'는 짝사랑 노래다. 마침표가 없다. 제목처럼 로즈아나의 짝사랑도, 끝나지 않은 채 영영 마음을 떠돈다. 그 목소리가 아련해 짝사랑의 노랫말이 영영 마음을 떠돈다. '어디까지 말을 할까. 어떡하면 맘을 알까', '무심히 나를 보네요. 바람은 내 맘을 알까요.'
아름답게 순수한 노래다.
'끝나지 않을 이야기로만 남아도..'는 누군가를 향한 애타는 마음을 절절하게 외치는 대신, 감정을 꾹꾹 눌러 담아 차분히 읊조린다. 상대가 들을 수 없는 고백처럼 말이다. '살며시 내 이름 부르면, 빨갛게 달아오르죠. 억지로는 끄지 말아 줘요'란 가사는 혼자만 삼키는 안타까운 고백이다. 4분에 가까운 길이에도 오히려 짧게 느껴지는 건, 넓게는 2절로 넘어가면서, 좁게는 후렴구에 접어들면서, 노래의 템포가 마치 짝사랑을 마주한 순간처럼 두근거리게 달라지기 때문이다.
"누구나 짝사랑 한번쯤 해보셨잖아요. 저도 옛날 기억을 떠올리면서 가사를 썼어요. 그때가 제일 순수했던 것 같거든요. 고등학생 때였는데, 아마 그 친구는 제가 좋아했는지도 몰랐을 거예요."
직접 마주한 로즈아나는 노래를 사랑하는 사람이었다. 무명 생활이 길었으나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고 했다. 뮤지컬을 전공한 언니를 보고, 둘이 함께 S.E.S., 보아 노래를 듣고, 학창시절 팝송대회에 나가 노래를 부르면서 싹튼 감정이 오랜 시간 따사로운 열망을 쬐고 "가수가 되고 싶다"는 꿈으로 커졌기 때문이다.
"제가 제일 좋아하고, 잘하는 게 노래예요. 이거 말고는 할 수 있는 것도 없어요. 그래서 포기하고 싶은 마음은 없었어요. '꾸준히 내 길을 가자'. 그러다 보면 언젠가 좋은 기회가 오지 않을까 믿었어요."
로즈아나의 얘기를 듣다 보니, 그 기회는 '지금 이 순간'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MBC '듀엣가요제'에 출연하고, JTBC '히든싱어'에도 나가봤지만, 그건 어쩌면 기회가 지난 게 아니라, 지금 이 순간을 위해 여문 시간이었을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 것이다. 5월에 낸 데뷔곡 '러브 유어셀프(Love yourself)'를 듣고, 지금 새롭게 낸 '끝나지 않을 이야기로만 남아도..'를 듣는 순간, '로즈아나'의 이름이 머릿속에 선명하게 새겨진 탓이다.
"음색은 그대로지만, 창법은 노래에 맞춰 바꾸려고 했던 것 같아요. 목소리에 집중해서 섬세하게 노래하려고 했어요. 가사를 표현하는 데 오래 걸렸거든요. 짝사랑의 내용을 담고 있잖아요. 가사 하나하나에 의미를 두면서 부르려고 했어요."
로즈아나의 영문 표기는 'Rosanna'다. 원래는 "로산나"라고 부르는 '살구 빛 분홍색 장미'란 뜻이다. 살구 빛 분홍색이라는 오묘한 색. 그게 로즈아나인 것이다. '하나의 색으로 단정할 수 없는 목소리'. 지금껏 로즈아나가 부른 노래들을 하나하나 찾아 들을수록 그런 생각은 더 확신처럼 번져갔다. 노래가 좋아 짝사랑을 포기하지 않은 가수.
"오래오래 노래하고 싶어요. 대중적인 로즈아나로 기억되고 싶고요. 지금은 제 지인 분들이 많이 들어주시지만, 언젠가는 팬 분들도 꼭 만나고 싶고요. 많지는 않지만 '노래 좋다'는 댓글도 달아주시는데 너무 감사했어요. 가사 쓰는 거요? 제가 경험하지 못했더라도, 주변 이야기나 영화를 보면서 떠올릴 때도 있어요. '노트북'을 정말 좋아하거든요. 전 자상한 사람이 좋아요. 노래하는 절 응원해줄 수 있는 그런 사람이 좋아요."
[사진 = 우앤컴 제공]
이승록 기자 roku@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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