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구
[마이데일리 = 이석희 기자]IBK는 21일 서남원 감독을 경질했다. 그러면서 동시에 윤재섭 단장도 옷을 벗었다. 당연한 결과다. 팀을 이토록 만신창이로 만들었는데 당연히 책임을 져야 한다.
하지만 정말 어처구니 없는 일이 벌어졌다. 이번 사태를 촉발한 김사니 코치를 감독대행으로 앉힌다고 하니 말이다.
IBK는 21일 공식입장문을 내고 감독과 단장의 경질을 전하면서 "IBK 배구단을 응원해주는 팬 여러분들게 심려와 걱정을 끼쳐드려 진심으로 죄송하게 생각한다"며 "향후 감독 선임 등 팀 정비, 기강 확립, 선수들 영향 최소화 등의 방안을 마련해 배구단이 정상화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대해 IBK 구단 관계자는 한 언론에 "당장 다음 경기(흥국생명전)가 이틀 뒤에 열린다. 우선은 현재 코치 중 최선임인 김사니 코치가 감독대행을 맡아 팀을 이끌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IBK는 입장문에‘기강확립'이라는 단어를 사용했다. 기강이 무너졌다는 것을 실토한 것이다. 그런데 이번 사태를 일으킨 장본인은 주장과 이에 동조해 팀을 나갔던 김사니 코치이다. 기강을 무너뜨리고 팀을 풍비박산 낸 코치에게‘기강확립’을 맡기고 나아가 감독대행 자리에 앉힌다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
‘신뢰와 실력을 바탕으로 고객과 함께 성장하겠습니다.’IBK기업은행 홈페이지를 접속해서 은행소개에 들어가면 나오는 문구다.
기업은행이 고객과 약속한 것이 바로 신뢰이다. 이 신뢰를 헌신짝 버리듯 버리고 기강을 무너뜨린 사람이 배구단에서 누구인가?
사실 김사니가 감독을 한다는 것은 이미 프로배구판에 소문이 파다했다. 연패에 대한 부담을 핑계로 팀을 이탈했다고 하지만 감독에 대한 항명을 일으킨 장본인이다.
코치는 감독을 보좌하는 자리이다. 그 감독이 마음에 들지 않으면 그만두면 된다. 다른 길을 택하면 된다. 그런데 선수에 동조해서 팀을 떠났다가 다시 돌아왔다.
선수는 그럴 수도 있다고 하지만 코치는 그런 행동을 취하면 안 된다. 아무리 김사니 코치가 실력이 있다고 하더라도 시즌 중에 팀을 내팽개치고 떠났다는 것은 프로 마인드가 아니다.
아마도 다른 구단이었으면 김사니 코치의 사표를 당연히 수리했을 것이다. 그것이 정도이다. 그리고 그 책임을 감독에게 물어야 한다.
이제 김사니코치는 의도했건 하지 않았건 IBK 기업은행의 감독대행이 됐다. 김사니 코치의 능력이 어떤 지는 모르겠다. 국가대표팀에서 오랫동안 주전 세터로 뛰었던 선수인 건 알고 있다. 그리고 지난 해부터 코치생활을 하고 있다.
코치 생활 2년만에 팀을 무단 이탈하고 팀을 만신창이로 만들어 놓은 것을 보면 그렇게 유능한 지도자는 아닌 것 같다.팀보다는 개인의 이득을 앞세우는 지도자라는 생각이 앞선다.
김사니는 구단과의 신뢰를 박살냈고 그 여파로 감독과 단장의 목을 날렸다. 무슨 뒷배가 있는 지는 모르겠지만 김사니 코치와 IBK 기업은행 구단의 민낯을 여실히 드러낸 지난 1주일이다.‘주장과 짜고 치는 고스톱’만은 아니길 바랄 뿐이다.
[사진=곽경훈 기자]
이석희 기자 goodluck@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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