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세 자리' S급 FA는 몇 명이나 나올까.
메이저리그 FA 시장에선 '아홉 자리' FA 계약을 S급으로 본다. 1억달러를 의미한다. KBO리그 FA 시장에서 S급 계약은 '세 자리'다. 100억원을 뜻한다. 역대 100억원 이상을 찍은 FA들은 모두 제 몫을 했고, 나아가 팀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다.
역대 최초의 100억원대 FA는 2016 시즌 후 KIA와 4년 100억원 계약을 체결한 최형우였다. 이후 이대호와 롯데의 4년 150억원 계약, 2017시즌 후 김현수와 LG의 4년 115억원 계약이 나왔다. 2018시즌 후에도 최정과 SK의 6년 106억원 계약, 양의지와 NC의 4년 125억원 계약이 체결됐다. 실제 김현수 합류 후 LG는 확실히 탄탄해졌다. 최형우와 양의지는 구단에 통합우승을 안기며 존재감을 입증했다.
이후 두 시즌 동안 세 자리 계약은 없었다. 구단들은 점점 효율적 투자를 하는 추세다. S급에겐 화끈하게 지갑을 연다. 그러나 A급 대우조차 예전같지 않다. 더 애매한 선수들에겐 냉정하게 대한다. 10억원대 미만 계약도 심심찮게 나왔다. 이후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되면서 부익부 빈익빈은 심화됐다.
이번 2021-2022 FA 시장에서도 같은 기조가 예상된다. 등급제가 도입됐지만, B~C등급들의 이적이 활성화될 것인지는 미지수다. 한편으로 이번에는 3년만에 100억원대 FA 계약이 나올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주인공은 나성범이다. 이미 이동욱 감독이 시즌 막판 나성범을 꼭 잡고 싶다고 밝혔다. NC는 모기업 엔시소프트가 있다. 어느 구단에도 뒤지지 않을 자금력을 보유했다. 3년 전 양의지 케이스로 잘 드러났다.
나성범은 올 시즌 144경기서 타율 0.281 33홈런 101타점 96득점 OPS 0.844로 맹활약했다. 2019년 무릎 부상 이후 운동능력이 다소 떨어졌다. 그래도 여전히 리그 최고의 좌타자 중 한 명이다. 나이도 만 32세. 에이징커브가 올 시기는 아니다. 더구나 프랜차이즈 간판스타다. 100억원대 FA 계약을 따낼 최적의 상황이다.
심지어 NC가 3년 전 최정 케이스처럼 나성범을 4년을 넘어서는 장기계약으로 붙잡을 가능성도 거론된다. 그럴 경우 총액은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5년 전 이대호의 FA 역대 최고금액에도 도전할 만하다.
단, 나성범은 메이저리그 구단의 신분조회도 받은 입장이다. 메이저리그에 다시 도전할 경우 포스팅 절차를 밟아야 한다. 때문에 FA 신청은 할 수 없다. 그런데 나성범은 현재 해외 업무를 돕는 에이전트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러모로 FA 신청 및 NC 잔류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이번 FA 시장에는 외야수들이 특히 관심을 모은다. 한 차례 세 자리 계약을 맺었던 김현수와 김재환, 박건우, 손아섭, 박해민이 나성범과 함께 '빅6'다. 내야에는 베테랑 황재균과 박병호가 있다. 강민호, 장성우, 최재훈 등 좋은 포수들도 있다. 투수는 예년에 비해 흉년이지만, 양현종과 백정현이 있다.
이들 중 과거 100억원대 FA 계약을 맺은 선수들처럼 구단을 곧바로 확 바꿀 선수가 있을까. 양현종은 사실상 KIA와의 계약이 확정됐다. 5년 전 FA 시장에서 구단 사정상 다년 계약을 맺지 못한 만큼 100억원 계약의 또 다른 후보가 될 수 있다. 4년 전보다 4살 더 먹은 김현수가 다시 세 자리 계약을 따낼 것인지도 지켜봐야 한다.
이밖에 작년 두산의 정수빈(6년), 허경민(7년)처럼 장기계약으로 총액이 늘어나면 100억원대에 도전해볼 선수가 나올 수도 있다. 현 시점에선 나성범의 임팩트가 단연 최고라는 것에 이견이 없다.
[위에서부터 나성범, 양현종, 김현수.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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