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박승환 기자] "트레이닝 파트에서 스케줄을 잡고 있다"
롯데 자이언츠는 6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은행 SOL Bank KBO리그 NC 다이노스와 '낙동강 라이벌' 홈 맞대결에서 6-5로 짜릿한 역전승을 손에 넣었다. 이로써 롯데는 3연승을 달렸다.
롯데가 1-5로 뒤지던 경기를 5-5로 균형을 맞추는 등 여러 장면이 있었으나, 결정적인 승부처는 8회 말이었다. 7회말 동점을 만들어낸 좋은 분위기를 이어갈 필요가 있었던 순간에서 선두타자로 나선 것은 '트레이드 복덩이' 손호영이었다. 손호영은 NC 김재열을 상대로 1B-1S에서 3구째 123km 슬라이더에 힘껏 방망이를 돌렸다.
손호영이 친 타구는 유격수 왼쪽 방면의 깊숙한 방면으로 향했다. 내야 안타 또는 유격수 땅볼의 기로에 서는 순간. 이때 1루를 향해 전력으로 내달리던 손호영이 과감하게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시도한 끝에 내야 안타를 만들어냈다.
롯데는 선수단 내규에 따라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할 시 '벌금'을 낸다. 특히 지난 6월 26일 KIA 타이거즈 맞대결에서 고승민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왼 엄지손가락 부상으로 인해 전열에서 이탈하게 되면서, 1루에서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하는 과정에서 부상을 당할 경우엔 벌금은 '두 배'로 치솟는다. 하지만 내야 안타가 만들어질 수 있는 상황에서 손호영은 큰 고민 없이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을 통해 안타를 뽑아냈다.
롯데 입장에선 손호영의 내야 안타가 분명 기분 좋을 상황이었지만, 한편으로는 아찔했을 터. 이유는 그동안 워낙 많은 부상을 달고 다녔던 까닭이다. 충훈고를 졸업한 뒤 메이저리그에도 도전장을 내밀 정도로 재능이 있었던 손호영이 지난 2020년 신인드래프트 2차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 트윈스의 지명을 받은 뒤 꽃을 피우지 못했던 수많은 이유 중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던 것은 단연 부상이었다.
이는 올해 롯데로 이적한 이후에도 마찬가지였다. 올 시즌 초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로 유니폼을 갈아입은 손호영은 지난 5월 3일 삼성 라이온즈와 맞대결에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해 한 달이 넘는 공백기를 가졌다. 이후 그라운드로 돌아온 뒤 KBO 역대 공동 3위에 해당되는 30경기 연속 안타를 터뜨리며 폭주했으나, 이 기록으로 인해 쉴 틈 없이 출전을 거듭했던 손호영은 생애 첫 올스타의 기쁨을 누리지도 못하고 또다시 전열에서 이탈한 바 있다.
특히 손호영은 지난달 30일 인천 SSG 랜더스전에 앞서서는 선발 라인업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햄스트링 상태가 100%가 아니었고, 월요일(29일) 경기가 없는 날 주사 치료까지 받았기 때문이다. 이적 이후에도 부상의 악령은 이어지고 있지만, 생애 첫 두 자릿수 홈런을 치는 등 손호영은 현재 롯데에선 없어선 안 될 존재로 거듭난 만큼 건강 관리는 필수적이다.
올해는 시즌을 치르고 있는 만큼 손호영의 부상이 재발하지 않게 도움을 주는 것에 한계가 있다. 하지만 롯데는 시즌이 종료된 후에는 손호영의 몸 관리에 만전을 기할 방침이다. 김태형 감독은 "트레이닝 파트에서도 (전력 질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데, 선수가 순간적으로 힘을 쓸 때가 있다"며 "(시즌이 끝난 뒤) 트레이닝 파트에서 운동 스케줄을 잡고 있더라"고 말했다.
이어 사령탑은 "손호영이 확고하게 주전 자리를 잡았으니, 몸을 만드는데 더 준비를 잘할 것이라 생각한다. 유망주들은 웨이트 트레이닝보다 타격과 수비에 집중해서 많은 훈련량을 가져간다. 때문에 보강 운동과 웨이트 트레이닝에서 조금 소홀했을 수도 있다"며 "트레이닝 파트에서 이와 관련된 스케줄을 잡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트레이드를 할 당시에는 이정도의 활약을 해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도 못했던 롯데. 하지만 롯데에서 재능을 폭발시키고 있는 만큼 철저한 관리를 통해 부상 없이 풀타임 시즌을 치를 수 있는 몸 상태를 만들어내겠다는 심산이다.
롯데는 손호영이 안타로 출루하자, 장두성을 대주자로 투입하며 승부수를 띄웠다. 그리고 NC 김재열의 견제 실책을 바탕으로 득점권 찬스를 손에 넣었고, 나승엽이 천금같은 역전 적시타를 폭발시켰다. 이어 롯데는 9회초 김원중이 마운드에 올라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으나, 손호영을 대신해 투입된 최항의 호수비 등을 바탕으로 1점차 리드를 지켜내며 대역전승을 거뒀다.
박승환 기자 absolut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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