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광주 김진성 기자] “KIA의 빈틈을 파고 들겠다.”
삼성 라이온즈 박진만 감독이 20일 광주 라마다호텔 충장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미디어데이서 남긴 코멘트 중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대목이다. 박진만 감독은 막강한 KIA 타이거즈도 전력에 빈틈이 있다고 밝혔다.
박진만 감독은 “KIA와 정규시즌을 해봤지만, 전력이 탄탄하다. 그러나 빈틈이 있다. 그 빈틈을 파고 들겠다. 전력분석 파트, 코치들과 회의를 통해 KIA 약점을 파고 들려고 한다”라고 했다. 심지어 “밝히기엔, 전략이기 때문에 경기를 통해 보면 될 것 같다”라고 했다.
삼성은 언더독이다. 객관적 전력, 체력 모두 밀린다. 때문에 정석 아닌 변칙도 필요하다. 기본적으로 이런 발언 자체가 KIA에 심리적 동요를 유발할 수 있다. 그리고 삼성을 하나로 묶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미디어데이의 묘미다.
그러나 실제로 박진만 감독이 플레이오프와 다른 뭔가의 수를 준비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삼성으로선 잃을 게 없다. 다양한 시도를 해볼 필요가 있다. KIA의 약점을 파고들 역량이 있는지, 어똫게 파고들 것인지는 실전을 지켜봐야 한다.
현 시점에서 KIA의 약점은 크게 두 가지다. 우선 실책이다. KIA는 정규시즌 146실책을 기록했다. 경기당 1개 이상이다. 반면 삼성은 81개의 실책으로 리그 최소 1위. KIA 라인업을 보면 수비에 특화된 선수가 많은 편은 아니다. 주전 유격수 박찬호 정도가 공수겸장이다.
그런데 삼성이 이를 어떻게 구체적으로 파고들 것인지는 물음표가 붙는다. 적극적인 작전야구일 수 있다. 삼성은 장타력의 팀이지만, KIA의 허를 찌를 필요는 있다. 박진만 감독이 KIA 맞춤형 작전을 가동한다면 한국시리즈의 중요한 변수가 될 수 있다.
또 하나는 선발진의 이닝 소화력이다. KIA 선발투수들이 올 시즌 소화한 이닝은 709.1이닝으로 7위에 불과했다. 선발진에 이닝이터가 사실상 없다. 실제 이범호 감독은 한국시리즈서도 불펜 야구를 선언한 상태다.
단, KIA 선발진 자체가 약점은 아니다. 선발 평균자책점 4.10으로 리그 1위였다. 선발투수들이 경기흐름을 좋게 만들어준 뒤 빠르게 불펜을 가동하며 많은 승수를 쌓았다. 그래서 KIA가 정규시즌 우승을 했으니 선발진을 약점이라고 하긴 어렵다.
삼성이 KIA 선발진의 이닝소화력을 건드리려면 경기초반에 확실한 한 방으로 KIA의 마운드 운영에 혼란함을 안겨야 한다. 삼성이 장타력이 좋은 팀이니, 가능성 있는 시나리오다. 단, 마음대로 된다는 보장은 없다.
결국 뚜껑이 열려야 한다. 국민유격수는 KIA의 어떤 빈틈을 주목할까. 언더독 반란의 서막일까.
광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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