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국면까지, 지난 2주간 정국 혼란이 이어졌다. 연말 특수를 노리던 영화계는 시름에 젖을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주말, 윤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이 가결되면서 다시금 조심스레 관객 맞이를 기대하고 있다.
영화계는 지난 4일 영화 '소방관'(감독 곽경택)과 '1승'(감독 신연식) 개봉을 시작으로 12월 연말 특수 준비에 나섰다. 같은 날에만 '언니 유정'(감독 정해일) '원정빌라'(감독 김선국), '루프'(감독 구상범)', '카인의 도시'(감독 송창수)까지 총 6편의 한국 영화가 개봉했다. 11일에는 이승기, 김윤석 주연의 '대가족'(감독 양우석)도 베일을 벗었다.
이외에도 '플레이브 팬 콘서트 ‘헬로, 아스테룸!’ 앙코르 인 시네마', '투모로우바이투게더 : 하이퍼포커스 인 시네마', '더 영 맨 앤드 더 딥 씨 (비투비 임현식)', '알엠: 라이트 피플, 롱 플레이스', '엔시티 드림 미스터리 랩: 드림 이스케이프 인 시네마', '김범수 25주년 콘서트 필름 : 여행' 등 공연실황과 다큐멘터리까지 줄줄 출격해 12월 극장가 나들이에 대한 기대를 짐작케 했다.
그러나 지난 3일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로 영화계는 날벼락을 맞았다. 먼저 영화 '괜찮아 괜찮아 괜찮아!'(감독 김혜영)이 "보다 좋은 환경에서 관객들과 만나기 위해" 오는 24일로 예정됐던 개봉을 연기했다. '동화지만 청불입니다'(감독 이종석)은 "내부 사정"으로 제작보고회를 취소했다. 이들 모두 직접적인 언급은 하지 않았고, 복합적인 이유도 있겠으나 비상계엄 여파를 피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려는 현실이 됐다.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비상계엄이 선포된 그 주 주말(12월 6일~8일) 극장을 찾은 누적 관객수는 164만 221명이었다. 바로 그전 주말(11월 29일~12월 1일) 사흘간 극장을 찾은 누적 관객수 180만 9227명보다 약 16만 명이 감소했다. 같은 시기인 12월 첫째 주, 지난해(12월 1일~3일) 209만 1146명이었던 것과 비교하자면 더욱 큰 차이다.
예상치 못한 타격을 받은 영화도 있었다. 크랭크업 4년 만에 개봉한 '소방관'은 개봉 주보다 2주 차에 더 많은 관객이 몰리는 이른바 '개싸라기' 흥행도 점쳐지고 있었다. 그러나 곽경택 감독의 동생이 국민의힘 소속 곽규택 국회의원인 것이 알려지자 일부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불매 조짐이 보였다. 곽 의원이 윤 대통령 탄핵안 반대·표결 불참 당론에 따랐기 때문이다. 결국 곽경택 감독은 "나 또한 단체로 투표조차 참여하지 않았던 국회의원들에게 크게 실망하고 분노한 건 마찬가지"라며 "반드시 탄핵을 받는 것이 마땅하다"고 직접 입장을 밝혀야 했다.
이 가운데도 영화계는 목소리를 높였다. 지난 7일 윤석열 퇴진 요구 영화인 일동은 "이제 대한민국의 영화인들에게 윤석열은 더 이상 대통령이 아니다. 내란죄의 현행범일 뿐"이라며 1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약 30시간 연명기간 동안 총 77개 단체, 2518명이 이름을 올렸다. 이어 13일에도 "국민의 힘은 내란 동조 중단하고 윤석열을 즉각 탄핵하라"라며 2차 긴급 성명을 발표했다. 해당 성명에는 박찬욱 감독을 비롯해 봉준호 감독, 변영주 감독, 김조광수 감독, 장준환 감독, 배우 문소리 등이 동참했다.
이후 국회는 14일 본회의를 열고 윤 대통령에 대한 두 번째 탄핵안 표결을 실시했다. 두 번째 탄핵소추안은 재적의원 300명 중 204명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윤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 이후 탄핵 촉구 집회가 계속되던 가운데 약 2주 만에 가결되면서 당장의 혼란은 일단락된 것이다. 덕분에 영화계 역시 뒤늦게나마 연말 특수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는 분위기다.
더욱이 연말 대작도 개봉을 대기하고 있다. 18일 월트디즈니 신작 '무파사: 라이온 킹'이 개봉했다. 지난 2019년 개봉한 디즈니 라이브 액션 영화 '라이온 킹'의 프리퀄이자, 디즈니 오리지널 애니메이션 '라이온 킹' 탄생 30주년 기념작이다. 24일에는 안중근 의사의 하얼빈 의거를 다룬 '하얼빈'(감독 우민호)이 개봉한다. 배우 현빈, 박정민, 조우진, 전여빈 등 초호화 출연진이 함께다. 31일에는 콜롬비아 풀로케이션으로 화제를 모은 송중기 주연작 '보고타: 마지막 기회의 땅'이 베일을 벗는다.
강다윤 기자 k_yo_on@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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