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
[마이데일리 = 장은상 기자] 손발이 맞지 않는 한 해가 지나갔다.
2016 타이어뱅크 KBO리그가 6개월간의 대장정 마지막에 다달았다. 10개 구단의 가을야구를 향한 열정은 유난히 더웠던 올여름을 더욱 뜨겁게 만들었다. 144경기가 거의 모두 마무리된 가운데 가을행 티켓을 손에 쥔 팀은 두산, NC, 넥센, LG, KIA 이상 5팀이었다.
정규리그를 끝으로 올 시즌을 마친 나머지 팀들은 내년 시즌 재도약을 노린다. 저마다 아쉬움이 있겠지만 5강이 좌절된 팀 중 유독 낯선 팀이 눈에 띈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 삼성 라이온즈다.
▲ 삼성의 2016시즌
삼성의 최종 성적표는 8위 혹은 9위다. 지난해 정규리그 우승팀이 받아든 순위라기에는 믿기 힘든 수치다. 더군다나 삼성은 최근 한국시리즈 4연패, 정규리그 5연패에 빛나는 대업적을 쌓아 ‘삼성 왕조’라는 별칭이 붙은 강팀이다. 불과 1년 만에 추락한 성적. 가장 큰 원인은 역시 ‘돌지 않는 쳇바퀴’였다.
시작부터 어수선했다. 지난해 터진 윤성환, 안지만의 해외 불법 원정도박 혐의가 명확히 갈무리 되지 못한 채 시즌을 맞이했고, 제대로 비시즌을 준비하지 못한 두 선수는 급하게 선수단에 합류했다.
시즌에 돌입해서는 새로운 식구들이 문제였다. 콜린 벨레스터, 앨런 웹스터, 아놀드 레온, 아롬 발디리스로 이어지는 외국인 선수들이 줄줄이 부상과 부진으로 팀을 떠났다. 4명의 외국인 투수가 올 시즌 거든 승리는 단 6승. 리그 최저 수치다.
설상가상 국내 선수들도 부상 악령에 빠지며 1군 엔트리에 구멍이 생겼다. 차우찬, 구자욱, 최형우 등 주축 선수들이 차례대로 부상을 당했다. 삼성은 올 시즌 단 한 번도 베스트 전력을 가동한 적이 없다.
▲ MVP : 최형우
MVP는 이견이 없다. 4번타자 역할을 꾸준히 해낸 최형우다. 최형우는 7월 말 허리통증으로 열흘 가량 1군 자리를 비운 것을 제외하면 거의 모든 경기에서 삼성 타선을 이끌었다. 박석민, 야마이코 나바로의 공백을 메우며 팀 타선에 무게를 더했다.
기록으로만 봐도 ‘역대급’ 시즌이다. 최형우의 올 시즌 최종 기록은 타율 0.376(519타수 195안타), 31홈런, 144타점, 99득점이다. 타율, 타점, 최다안타 부문에서 타격 3관왕을 예약했고, KBO 한 시즌 최다타점(박병호, 146타점)에 근접한 맹활약을 했다.
그러나 삼성으로서는 마냥 웃을 수가 없다. 최형우가 올 시즌을 끝으로 FA 자격을 얻기 때문이다. 구단은 무조건 ‘잡는다’ 는 뜻을 밝혔지만 변수가 많다. 해외 진출, 우선협상제도 폐지 등 고려해야 할 조건이 상당하다.
최형우의 잔류 여부는 삼성의 내년 시즌 향방을 결정지을 수 있는 일이다. 전력 누수로 고민이 많은 삼성에게 최형우의 공백은 상상하기 어려운 일이다. 과연 최형우는 삼성의 재도약을 함께 할 수 있을까. 올 시즌 FA 시장 최대어인 최형우에게 시선이 몰리는 이유다.
[삼성 라이온즈(상), 최형우(하). 사진 = 마이데일리 DB]
장은상 기자 silverup@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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