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마이데일리 = 이예주 기자] '오징어 게임2' 황동혁 감독이 탑(최승현)의 연기력 논란에 대해 언급했다.
2일 마이데일리는 서울 종로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넷플릭스 '오징어 게임2'의 황동혁 감독을 만나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이번 시즌에서 그룹 빅뱅 출신 탑(최승현)은 코인 투자 실패로 게임에 참여하게 된 래퍼 타노스 역을 맡았다. 작품 공개 전부터 캐스팅 논란이 있었으며 공개 후 연기력으로 인해 호불호가 갈리기도 했다.
이날 황 감독은 "20대와 30대로 이뤄진 MZ집단을 만들고 싶었다"며 "시즌 1때만 해도 어린 친구가 여기 들어올 수 있겠다는 생각을 못했다. 나이가 들면서 금전적 위기에 쫓기게 되려면 대부분 40대 이상이여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데 그 몇 년 사이에 (사회 분위기가) 확 바뀌었다는 느낌이 들었다. 가상 화폐 투자 후 빚을 진 사람들도 늘었고 마약 문제도 심각해졌다. 그런 사회문제를 젊은 그룹에서 다루고 싶다는 생각에서 (타노스를)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타노스는 승현 씨를 염두에 두고 쓴 캐릭터는 아니었다. 내가 '쇼미더머니' 시리즈를 많이 보는데, 거기 보면 독특한 스웨그를 가진 친구들이 많이 나온다. 저 세상 텐션을 가진. 젊은 친구들이 워낙 힙합을 좋아하기도 하니 래퍼 캐릭터를 만들고 싶었다"고 털어놨다.
또 "오디션을 많이 봤는데, 생각보다 어울리는 사람을 찾기 어려웠다. 그런데 캐스팅 리스트를 가지고 있는 연출부에서 최승현 씨도 있다고 하더라. '해도 괜찮겠어?' 보다는 '할 수 있겠어?'라는 생각이 먼저 들었다. 어떻게 보면 자기를 희화화하는 캐릭터를 할 수 있겠나 싶었다. 그 때가 그 사건으로부터 6~7년이 지난 시점이었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황 감독은 "대마초나 마약으로 문제됐던 연예인들은 70년대부터 쭉 있었더라. 그 당시에 방송가에서는 약 4년 정도 출연 정지를 시켰다가 풀어줬고, 그 이후에는 여론의 자유규제에 따라 돌아왔는데 대부분 4년 안에는 돌아와서 활동하셨다. 제가 짧게 생각했을 때는 이 정도면 그냥 돌아와서 해봐도 그렇게까지 문제 없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부정적 반응이) 너무 몰려와서 사실 충격을 많이 받았다. 이렇게까지 용서를 못 받은 상태인 줄 몰랐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 생각에는 이 친구는 어려운 결정을 했고 나름 용기를 냈다고 생각한다. 왜냐면 처음에 와서 리딩할 때도 땀을 비오듯이 흘렸다. 뽑은 입장에서는 '여론 반응과 언론이 너를 용서를 안했다'며 이 친구를 버리기가 쉽지 않았다. 고민을 진짜 많이 했다"고 고백했다.
더불어 연기력 논란 관련해서는 "이 캐릭터가 우스꽝스러운 캐릭터인데, 그 느낌이 오디션을 봤던 배우들보다 최승현이 보여주는 이상한 광기가 잘 어울렸다고 생각했다. 그 친구도 오랜만에 이런 걸 해서 긴장해서 나온 느낌이었는지 원래 가지고 있던 성향이 맞았던 건지는 모르겠다. 타노스가 보여주는 광기가 그 친구에게서 제일 많이 보였고 그래서 선정했다"고 언급했다.
또 "최승현 씨의 연기는 제가 연출을 해서 OK를 하지 않았나,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과했다면 오케이를 하지 않았다. 나는 그게 맞았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OK를 하고 편집을 해서 최종본을 낸 거다. 제 판단의 책임이다. 불호의 반응은 제가 받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이어 "사실 찍을 때도 '너무 과한 것이 아닌가, 너무 많이 간 것이 아닌가' 싶기도 했지만 한번 그렇게 가는 캐릭터니 승부를 보는 것이 맞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버튼에 키스를 하는 장면도 원래는 없던 건데 제가 시켰다. 갈데까지 가서 승부를 보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미워하시든 좋아하시든 그쪽으로 끝장을 보는 것 밖에 없다고 생각해서 제 극단적 선택 때문이라고 선택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오징어 게임2'는 복수를 다짐하고 다시 돌아와 게임에 참가하는 '성기훈'(이정재)과 그를 맞이하는 '프론트맨'(이병헌)의 치열한 대결, 그리고 다시 시작되는 진짜 게임을 담은 이야기를 그린 작품이다.
이예주 기자 yejulee@my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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